부동산시장의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하는 일선 개업중개사들은 올 하반기 부동산 경기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장기화되고 있는 전세난은 하반기에도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18일 부동산114가 전국 거주자 404명을 대상으로 '2015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이상인 61.9%가 하반기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시장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은 72%가 전셋값 상승을 전망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부동산 경기와 매매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7.4%p, 9.6%p 증가했다.
하반기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들의 29.7%는 ‘시장 저점통과로 회복세 기대’를, 26.9%는 ‘규제완화 통한 거래시장 활성’을 중요 요인으로 선택했다.
실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환경 조성과 이에 부응한 수요자들의 시장진입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회복세라는 결과를 유발했고, 이 같은 학습효과가 하반기 부동산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매매수요 전환증가’도 응답자 25.7%의 반응을 이끌어 내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높은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매매로 선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금리와 대출확대 등 주택구입 여건 확대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15년 하반기 부동산 경기 및 가격전망. 자료/부동산114
반면, 부동산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들의 35.0%는 '경기 불확실성 지속'을, 26.7%는 '채무상환능력 저하'를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시장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의 자체여력 보다는 정부의 공적 영향력에 의한 시장개선이라는 시선이 존재하고,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응답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으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또한 '매매시장 회복세 중단'도 21.7%의 선택을 받았다. 부동산 거래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지만 지난해부터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하반기 이후 가격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전세난의 문제는 매매시장에는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매매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들의 41.2%는 ‘전세시장 불안에 따른 매매전환 발생’을 예상했다.
매매시장 상승세를 추월한 전세시장 급등세는 수요자들에게 매매전환 이라는 선택을 제공했고, 이들은 규제완화에 따른 내 집 마련 수요와 함께 시장의 주요 수요풀(pool)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당분간 전세난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수요의 발생이 매매시장 상승에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들은 ‘매매가격 추가상승 기대감 저하(36.7%)’를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었으며, '분양시장 인기로 재고시장 하락(25.0%)'과 '수요대비 공급량 증가(15.6%)'를 차순위로 선택했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회복세를 넘어 2006년 활황기 가격수준까지 근접해 '투자'가 아닌 '투기'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수요자들에게는 일반화의 시각으로 작용하며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게 한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전세시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2015년 하반기에도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2.3%는 ‘임대인 월세선호도 증가로 전세물량 감소’를 주요 요인으로 선택했다. 또한 ‘신규분양 위한 전세거주 증가’도 17.5%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구입에 따른 발생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임차인들과 월세임대를 통한 고정수익을 겨냥한 임대인들의 행보가 접목되면서 전세시장 불안감을 상승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결국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