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법무부장관에 김현웅 서울고검장 내정

호남출신 현직 고검장…전관 등 논란 피한듯
황총리 장관 때 법무부 차관, 국정 이해도 높아

입력 : 2015-06-21 오후 2:03:35
21일 신임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된 김현웅 서울고검장이 지난 18일 경기 과천청사에서 열린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제64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김현웅 서울고검장(56·사법연수원 16기)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21일 황교안 전 장관의 국무총리 취임으로 인해 공석이었던 법무부장관에 김 고검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당초 김진태 검찰총장(64·14기)보다 선배 기수를 법무부장관으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대부분 대형로펌 소속인 점 등을 고려해 현직에서 후임자를 정하는 것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편중과 전관예우 논란을 피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차관을 지낸 만큼 국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장관 적임자로 지명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김 고검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광주 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다.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일선 검찰청과 법무부 요직을 거쳤다. 광주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부장 검사를 역임했지만 공판송무, 감찰, 형사부 등 전 수사 분야에서 활동했다. 2013년 12월 법무부차관으로 임명돼 지난 2월 서울고검장으로 보임될 때까지 1년 1개월간 황 총리와 함께 일했다. 조직 장악력과 지휘통솔 능력이 뛰어나고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로 법무부와 검찰 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청문회 검증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재산면에서도 이렇다 할 문제점이 없다는 평가다. 김 고검장은 지난 3월 발표된 고위 공직자 재산 현황에서 법무부 내 고위 공직자 중 재산이 가장 적었다. 본인 명의로 된 아파트 한 채와 부인 명의 아파트 전세권 5억원 등 건물 8억 2300만원과 예금 1억 1300만원을 신고했다. 그러나 건물임대채무 3억 4000만원 등 총 채무 4억1900만원을 제하면 전체 재산은 5억2200만원이다.
 
김 총장 보다 2기수 후배로, 현직 고검장이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된 것을 두고 검찰 내 분위기는 분분하다. 다만, 현직 고검장이 장관으로 내정될 경우 김 총장의 용퇴 여부가 주목됐지만 임기 만료를 불과 5개월을 앞둔 상태에서 김 총장이 사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는 "고위 검사들의 용퇴는 통상 검찰 내부에서 기수가 역전될 경우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며 "그러나 법무부장관은 검사가 아닌 정무직이기 때문에 같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고위 간부는 "법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되어 있지만 연혁적인 예를 봐도 매우 드물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에 대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해석도 없지 않다. 임기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면 오히려 김 총장이 용단을 내리기 쉽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번 인사와 비슷한 사례로, 46대 김종구 법무부장관(사법시험 3회)은 법무부 차관을 역임하다가 1995년 1회 선배인 김기수 서울고검장이 27대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그 뒤를 이어 서울고검장이 됐다. 그러나 1997년 장관으로 발탁됐고 같은 해 김 총장은 사퇴하고 검찰을 떠났다.
 
이번 인사로 공석이 된 서울고검장직에 대해서는 원포인트 인사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대전, 대구, 부산, 광주고검장 중 한명이 서울고검장으로 옮기고 해당 고등검찰청은 차장검사 대행 체제로 다음 정기인사까지 지휘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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