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은 조동원을 넘을 수 있을까

새정치, 광고계 ‘미다스 손’ 영입
여야, 총선 전 홍보 경쟁 ‘본격화’

입력 : 2015-06-21 오후 2:37:32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홍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홍보 전략에 자극을 받은 새정치민주연합이 홍보 전문가를 영입하며 반격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새정치연합이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한 인물은 바로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 손 대표는 광고계에서 여러 브랜드명을 탄생시킨 인물로, 관련 업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처음처럼’(소주), ‘트롬’(세탁기), ‘힐스테이트’(아파트) 등 유명 브랜드들의 이름이 손 대표의 손을 거쳐갔다. 이밖에 엑스캔버스(텔레비전), ‘이브자리’(침구) 등의 로고와 관련된 디자인들도 그의 작품이다.
 
새정치연합이 이번에 손 대표를 영입하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전반적으로 전략과 홍보에서 새누리당에 뒤쳐진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앞서 새누리당은 ‘침대는 과학이다’는 유명한 문구를 만든 조동원 전 홍보기획본부장을 영입해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성공적인 정당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조 전 본부장은 지금의 ‘빨간 새누리당’을 있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당색과 당명 모두 그의 손에서 빚어져 나왔다. 그의 아이디어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반바지를 입고 나오는 등 과거 보수 정당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혁신 작렬’, ‘투표 작렬’ 등의 문구도 모두 그를 거쳤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 냉소적인 비판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제는 새누리당의 홍보 전략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와 조 전 본부장이 좋은 맞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본부장이 새누리당을 기존 보수 정당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시켰듯이 손 대표를 새정치연합의 이미지를 바꿔줄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21일 “그동안 우리 당의 홍보와 관련해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 많이 제기됐다”면서 “손 대표의 전문성이 우리 당의 정책이나 이미지 등 전체적인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른 한편에서는 당에서 영입된 홍보 전문가가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기획했을 때 당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여야 홍보 경쟁의 승패는 영입된 분들의 문제가 아니라 영입을 하신 분들의 문제”라며 “당에서는 정말 그 분의 아이디어나 제안을 써먹을 용기와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사무총장 등의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손 대표의 임명도 진행할 예정이다. 위기감을 느낀 야당이 홍보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내년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야의 홍보전이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홍보위원장으로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를 영입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홍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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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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