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대한유도회장, 산하연맹 임원 폭행.."충성 맹세 안해?"

입력 : 2015-06-22 오전 9:38:41
◇남종현 제35대 대한유도회 회장이 2013년 5월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Newsis
  
지난 해 인천아시안게임 때 안전요원과 경찰관에게 "여기서는 내가 왕이다"라며 욕설과 행패를 부려 물의를 빚었던 남종현(73) 대한유도회장이 이번에는 유도회 산하 연맹의 회장에게 중상에 해당하는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계와 춘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남 회장은 19일 강원도 철원군에서 열린 2015년 전국실업유도최강전을 마치고 열린 만찬 자리에서 중고유도연맹 회장인 이모(62)씨를 향해서 술잔을 던졌다.
 
남 회장의 폭행으로 이 회장은 치아 한 개가 부러지고 인중 부위가 심각하게 찢어져 철원 길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뒤 서울 아산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봉합수술을 받았다. 현재 이 회장은 자택이 있는 포항으로 옮겨 입원한 상태다. 
 
당시 만찬은 1차 만찬이 끝난 후 남 회장이 운영하는 ㈜그래미(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공장에서 진행된 2차 만찬으로, 대한유도회와 산하 유도회 임원 등 여러 명이 함께 자리했다.
 
현장 목격자는 "남 회장이 건배 제의를 하러 나온 이 회장에게 '나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고, 이 회장이 이를 거부하자 맥주잔을 던졌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20일 춘천경찰서에 남 회장을 폭행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 회장은 병원에서 진단서가 발급되면 이를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남 회장은 아직 피의자조사를 받지 않았다.
 
대한유도회 감사를 함께 맡고 있는 이 회장은 그 동안 대한유도회 정관 개정에 대해 남 회장과 의견이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가 파벌주의 차단과 예방을 위해서 경기단체 임원 구성 시 특정 학교 연고자의 비율을 제한하도록 정관을 개정했고,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바뀐 정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 회장은 "절대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맞섰다. 만찬 자리를 통해 이 문제가 또 거론됐고, 결국 폭행과 상해 발생으로 이어졌다.
 
남종현 회장이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남 회장은 지난 해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출입증을 확보 못한 지인들을 경기장으로 입장시키려다가 안전요원이 이를 제지하자 "유도회 회장은 유도 경기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 여기서는 내가 왕이다"라고 소리쳤고, 출동한 경찰관 2명에게도 4~5차례의 욕설을 퍼붓는 등의 행패를 부렸다. 당시에도 '회장 자질 문제'가 거론됐지만 유야무야 넘어간 바 있다.
 
한편 남 회장은 2011년 강원도 프로축구팀인 강원FC의 2대 대표이사를 맡았었고, 숙취 해소제인 '여명 808'의 제조사인 ㈜그래미의 대표이사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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