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환율 급락..수출기업 활로는?

조세부담 축소·환변동보험 등 대책 시급

입력 : 2009-05-14 오전 10:44:00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13일 1240원대에 마감했다.
 
올해 최고치인 지난 3월2일 1570원에 비해 두달 만에 300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이처럼 환율 하락세가 거침없자 수출 기반의 중소업체들은 가격경쟁력 약화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한 수출업체.
 
유자차와 사과쨈 등 유기농 웰빙식품을 생산해 해외 수출을 하는 이 업체는 올해 1분기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올랐다.
 
하지만 2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자칫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에서 그나마 환율 상승이 버팀목이었는데, 지금보다 더 떨어져 1100선대에 진입할 경우 국제경쟁력 하락과 수익구조의 급격한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업체인 L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장용지를 만드는 이 업체는 최근 환율이 1200원대로 급락하면서 영업이익이 20%가량 줄었다.
 
고환율에 의지해 저단가 밀어내기 수출에 나섰다가 최근 환율이 급락하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이 회사 대표는 “올해 1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때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조금 늘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환율이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저단가 영업에 오히려 발목을 잡힌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고환율 덕분에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무역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정반대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환율 급락세가 계속돼 1200원선이 붕괴될 경우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인식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환율 급락은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을 주고 수입을 늘리는 효과를 내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국내 경제에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환율이 너무 올라도 곤란하지만 너무 급격히 떨어져도 문제"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환율은 3~4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출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해가 당장 가시화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올 3분기부터는 우리 기업들이 저환율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수출업체들이 선물환 등을 통한 환리스크 관리전략을 검토하는 동시에, 외화 수출입을 시기적으로 조화시켜 환차손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협 관계자는 “정부의 환율시장 직접 개입보다는 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 및 부가가치세의 일시적 하향 조정이나 설비투자 관련 조세부담 축소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미래 발생가능한 환차손을 방지하겠다는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환변동보험을 활용하면 경영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적절하게 활용해 위기를 타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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