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은 전셋값 상승세에 기준금리마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말 그대로 '하늘에 별따기'가 됐다. 중개업소 마다 전세물건은 '씨가 말랐다'며 손사레를 치고 있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서울 노원구 중계동 건영2차 전용면적 75㎡의 이달 전세계약 금액은 2억7000만원으로 지난 달 2억4000만원에서 한 달 새 무려 3000만원이 뛰었다. 또 인근 중계주공 10단지 전용 58㎡는 지난 4월 2억5500만원에서 지난 달 2억8000만원으로 오르더니 이달 들어서는 3억원 선까지 가격이 올랐다.
강북 뿐 아니라 강남지역 고가 전세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59.9㎡는 지난 달 5억5000만원에서 이달 5000만원이 오른 6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인근 잠실리센츠 84.99㎡ 역시 7억5000만원 수준에서 8억원으로 5000만원이 올랐다.
여름철 비수기에도 올해는 전셋값 상승이 멈출지 않는 것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상승하며, 전주 상승률 0.16%에서 상승폭이 더 커졌다. 지난 1986년 전세가격 통계를 조사한 이후 6월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0.46%, 또 지난해 6월 상승률은 0.09%에 그칠 정도로 6월은 전통적으로 전세시장이 잠잠한 시기였다.
◇저금리 기조에 전세의 월세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세물건 구하기는 말 그대로 '하늘에 별 따기'가 되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3.6%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3%와 비교해 2.3%포인트 증가했다.
노원구 중계동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물건이 줄어드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금리가 계속 떨어지니까 갈수록 전세가 더 줄어든다"며 "월세가 아무리 공실이 많아도 은행 이자와 월세 수익이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차이가 나면서 집주인들도 당연히 '이제 전세 안내놓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송파구 잠실동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요즘 집주인들이 전세계약 만료가 되면 바로 월세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택 구입 시 대출을 많이 안은 일부 집주인들만 어쩔 수 없이 전세로 이어가는 것이지 대부분 이제 전세로는 안내놓는다"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이같은 전세난과 월세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서 전세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시대에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데 하반기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며 "특히, 서울의 경우 재건축 이주 수요는 늘어나고 입주물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전세시장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