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우리 일자리는 어디에"

30대 실업률 '나홀로 증가'..정부 일자리 대책에도 못 끼어

입력 : 2009-05-15 오후 6:05:00
[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30대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30대의 실업률은 '나홀로' 증가추세다. 
 
취업자수도 감소해 최근 5개월동안 연속으로 줄었다. 유독 30대만이다.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30대 실업률이 높아져 정부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오히려 30대를 위한 일자리·취업 대책은 다른 연령층보다 미비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전체 실업률은 3.8%로 전달(4.0%)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30대 실업률은 4.1%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3.8%나 감소했다. 반면 20대 취업자수는 같은기간 2.1% 감소하는데 그쳤다.
 
◇ 30대를 위한 일자리대책은 어디에
 
30대 실업률은 높아지고 취업자수도 감소하고 있는데 30대를 위한 일자리 마련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초부터 정부가 마련한 주요 일자리 정책을 살펴보면 중장년층과 청년층을 타겟으로 해 30대는 낄 자리가 없다.
 
이번달부터 25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근로프로젝트의 경우 도로·배수로 정비 사업, 등산로 가꾸기 등 중장년층을 주로 타겟으로 하는 단순노무직 성격의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마련책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축은 청년층을 위한 사업으로 짜여졌다. 주로 청년 인턴과 청년층 취업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0대를 중심으로 하는 일자리 정책에 대해 "30대를 위한 단기성 일자리는 주로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로 마련됐다"며 "사회적 일자리에 서비스 수요가 있어 30대가 참여하기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도 서비스업이라기보다는 단순업무적 성격이 짙다.
 
숲가꾸기(2만650명), 아동청소년발달지원(9356명), 아이돌보미(4973명) 등이 대부분이어서 30대보다는 40·50대 여성층에 더 적합한 실정이다.

◇ 30대를 위한 지원책..지원금이면 돼?
 
정부측은 근로능력이 가장 왕성한 30대가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마련책은 사실상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0대를 위한 항구적이고 괜찮은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민간에서 창출해야 할 일"이라고 항변했다.
 
정부측은 우선 근로 공백기간을 메우기 위해 직업훈련이나 생계비 지원사업 등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마련한 대책에는 ▲ 근로자능력개발지원금(128억원 추가) ▲중소기업핵심직무능력향상지원(210억원 추가)  ▲ 실업자지원금(300억원 추가) ▲신규실업자지원금(213억원 추가) ▲생계비지원을 위한 대부사업(104억원 추가) ▲박사 후 수련과정 지원(104억원) 등 총 1조59억원이다.
 
이는 희망근로프로젝트에 배정된 예산 1조7000억원, 사회적서비스 일자리 1조5000억원 각각에 못미치는 규모로 생산활동의 가장 큰 축인 30대를 위한 예산으로는 부족하다. 또 우선 실업기간을 메우기 위한 자금 지원일 뿐 구체적인 일자리 지원책으로 보기 힘들다. 
 
경기회복이 단기간 내에 힘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30대 실업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경제활동의 중심축인 30대는 더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환위기 당시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30대에 대한 고용안정책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은 현 정부가 일자리 마련책에 있어 좀 더 세밀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존재하는 일자리에도 미스매치(수급불균형) 현상으로 인해 인력이 낭비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용안정센터가 실업급여 나눠주는 역할에 그칠 뿐 일자리 연결역할을 해주는 제대로된 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 '때우는' 데 급급할 뿐 진지하고 세밀한 접근자세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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