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전망 '최악'..메르스가 세월호 압도

입력 : 2015-06-29 오후 2:46:01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기업들의 7월 경기 전망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메르스 여파로 경제심리가 위축된 데다 대외 불확실성과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세월호 사고 때보다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600대 기업 7월 기업경기 전망 BSI 84.3로 하락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7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4.3으로 전달 96.4 보다 12.1포인트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음을 뜻하며, 100 미만이면 반대다.
 
지난해 3월 이후 지수는 줄곧 90 이상을 유지해왔으나 이번달 메르스 여파로 16개월 만에 80선 대로 주저 앉았다. 특히 지난해 8월 세월호 사고 여파 당시 지수가 91.6을 기록했던 것 보다 크게 낮아 메르스로 인한 경기침체가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했다.
 
<출처=전경련>
 
업종별로 살펴보면 경공업(74.6), 비제조업(84.2), 중화학공업(87.2) 모두 기준선 100을 크게 하회했다.
 
항목별로는 내수(84.1), 수출(92.9), 투자(95.6), 자금사정(95.2), 재고(103.6), 고용(95.8), 채산성(89.8)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특히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로 2년 6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내수 경기가 악화됐다. 메르스 확산으로 백화점과 마트를 비롯한 유통업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12만명 이상의 해외 여행객 방한이 취소되면서 여행 산업도 침체됐다.
 
메르스로 인한 소비경기 침체뿐 아니라 대외 불확실성과 수출부진도 지속됐다. 엔달러환율이 지난 25일 기준 123선까지 올라서며 엔저가 지속되고 있고 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 미국 금리인상 전망 등이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7월 SBHI 81.5..전월대비 8.5p 하락
 
상대적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경기전망은 더 악화됐다.
 
<출처=중기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5년 7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 결과,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81.5로 전월 90.0 보다 8.5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2월 경기전망이 82.1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까지 90을 웃돌며 회복 기대감을 높였지만 다시 80 초반대로 떨어지며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의 낙폭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SBHI는 전월대비 5.8포인트 하락한 84.2,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10.1p 떨어진 79.8을 기록했다. 특히 비제조업 중 서비스업은 12.7포인트 떨어진 78.6으로 집계됐다.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은 "부정응답 비중이 큰폭으로 증가하면서 지수가 급격히 낮아졌다"며 "기존 수출 부진 지속과 메르스 여파가 기업심리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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