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미 발표한 금융개혁 과제의 체감도는 높이고 남아있는 과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1일 금융개혁 100일 주요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금융개혁 자체는 시한이 없는 것으로 주어진 임기 내에 금융개혁이라는 단어가 금융위원회의 해야할 일에서 사라지지 않게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취임 100일을 기념해 '금융개혁 주요성과와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임 위원장 현장에서 느끼는 금융개혁 체감도가 낮은 점에 대해 아쉬움과 반성을 표현했다.
금융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10명의 금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융개혁이 체감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44.5%가 '보통이다', 13.6%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이 80%, 현재까지의 금융개혁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이 83.6%인 점에 비해서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임 위원장은 "많은 제도를 바꾸도록 결정했지만 그 결정이 현장·시장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은 충분치 못했다는 반성을 한다"며 "제도개선을 하거나 법령개정을 할 때 국회나 관계부처의 협조를 얻어야 해 시간이 오래걸리는 점은 아쉬움이다"고 말했다.
금융개혁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발표된 방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하나하나 점검해서 끊임없이 보완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현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금융당국 직원들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도모하고 금융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새 상품을 제시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사 양측의 합의가 선행되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협상하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사 합의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고 논의되는지는 예비인가 승인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달 중으로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우리은행 매각을 위한 수요조사에 돌입한 바 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이 클린뱅크라는 이미지를 시장에 심을 수 있도록 부실을 빨리 정리해 새롭고 깨끗한 은행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추진해달라고 우리은행장에게 부탁했다"며 "우리은행이 매각된다면 정부는 어느 측면에서도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기능조정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업무중복 무제를 해소하고 역량 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하반기에 거래소 개편 문제를 비롯해 복합점포 활성화, 해외진출 활성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금융세제 개선 등의 개혁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고생하고 있는 금융위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와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개혁업무가 금융위에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어려움을 심적인 보람으로 이겨내달라고 당부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