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가 54년여만에 외교 관계 복원을 공식 선언했다.
1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과 쿠바가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재개설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역시 오는 20일 쯤 대사관이 개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대사관을 재개설하는 것은 지난 1961년 이후 무려 54년만이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이 지난 12월17일 전격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6개월만의 일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으로 쿠바에 공산당 정부를 수립한 지 2년 후인 1961년 1월에 쿠바와의 외교 관계를 완전히 단절했다.
쿠바는 미국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산주의 체제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는 것을 정책 우선순위로 뒀고 그 결과 지난 1월 쿠바와 역사적인 국교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피델 카스트로 의장을 직접 만나 회동을 했고 이어 5월29일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등 양국간의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로써 현재 미국과 국교를 맺지 않은 나라는 북한, 부탄, 이란 세 나라로 줄어들었고 이번 쿠바와의 외교 관계 복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내 업적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간에 여전히 풀어야할 문제들도 많다.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긴 했으나, 쿠바가 미국에 요청하는 가장 큰 요구사항은 미국의 대 쿠바 금수해제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공화당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미국은 쿠바에게 심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해 줄 것과 미국인과 기업으로부터 몰수한 재산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두 나라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환영했다.
반 총장은 성명에서 "두 나라의 국교 복원은 두 나라의 외교적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이 조치가 두 나라 국민들에게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성명을 발표해 미국과 쿠바가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재개설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