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5% 넘게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르메스는 특별관계자와 함께 삼성정밀화학 지분 5.021%(129만536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3일 공시했다. 헤르메스는 이날 공시에서 투자목적은 따로 기재하지 않았다.
업계와 시장에선 헤르메스의 지분 매입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헤르메스가 보유한 삼성정밀화학 지분율은 지난 해 말 장부가 기준 2.9%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장내 매수를 통해 1만3696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보유 지분이 5%를 넘어서게 됐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헤르메스가 경영 참여를 위해 지분을 매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헤르메스는 지난 2004년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경영권을 요구하며 삼성 측과 갈등을 겪은 전력이 있다. 헤르메스의 공시에 투자목적을 명시하지 않은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단순 투자임을 강조하며 "경영 분쟁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정밀화학 측은 IR(기업설명회)팀이 일년에 1~2번씩 헤르메스 측과 접촉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삼성증권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컨퍼런스 당시 실적이 지난해는 부진했지만, 올해부터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고 충분히 설명했고, 헤르메스 측도 이를 이해하고 지분을 늘린 것"이라면서 "금융감독원이 단순투자일 경우 투자목적을 명시하지 않도록 한 만큼 편의상 이를 기재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