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는 직원의 업무 의지를 북돋는다. 흐릿했던 목표의식이 분명해지고 집중도가 올라간다. 직원은 예상보다 더 높은 생산력을 발휘하며 며칠이 걸릴 일을 하루 만에 해치운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라 혁신으로 가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인센티브 시스템이 승자독식의 기업 문화를 자극해 팀원들 간의 대화나 협동심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스포츠 영역에서도 개인 보다 팀 전체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사진은 필리핀 대표팀 코치가 팀 선수를 안아
주는 장면 (사진=로이터)
하버드경영대학이 발행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HBR)는 어떤 단체나 팀 또한 개인처럼 인센티브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벌이는 시상식에 가보면 팀의 공로를 치하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최측은 판매 신기록을 세우거나 특허를 낸 직원 개개인에게 상을 수여하면서도, 최고 실적을 기록한 팀에게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대표 한 명만 골라서 상을 줘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뛰어난 개인들이 아무리 모여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들은 남보다 더 큰 성과를 올려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그러다 최근 들어서야 개인과 팀 모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문화가 겨우 생겨나기 시작했다. 애초에 팀이 없었다면 개인의 성취 또한 없었을 것이란 여론이 확산되면 서다. 개인보다 팀에 포커스를 맞추면 협동과 소통이 일어나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그중에는 팀 단위 인센티브가 각기 다른 개인의 능력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이론도 있다.
팀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스포츠 부문에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딘 스미스 코치가 이끄는 노스캐롤라이나 농구팀은 팀 정신을 유독 중시한다. 득점을 올린 선수는 항상 바로 전에 패스해줬던 동료를 지목하며 감사의 뜻을 표한다. 패스해준 선수는 자신에게 공을 넘긴 동료에게 똑같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벤치에 있는 대기 선수들은 함께 박수를 치고 잘하든 못하든 선수교체가 됐을 경우에도 박수를 쳐준다. 노스캐롤라이나 팀은 이렇게 공로를 서로에게 돌리는 문화를 정착시킨 덕분에 2개 챔피언십 대회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아울러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들도 대거 배출했다.
노벨상 또한 개인에게 돌아가기보다 연구팀에 수여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과 노벨 물리학상, 노벨화학상은 각각 3명이 공동 수상했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것으로 명성을 얻은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도 함께 노벨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고의 개인보다 최고의 팀이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며 “기업은 개인에게 쏟는 열정 이상으로 팀을 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