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로 안전통화에 돈 몰려

2009년 유럽 위기 시 유로화 약세 재현될 듯

입력 : 2015-07-06 오후 4:03:45
그리스 국민투표의 결과가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그렉시트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사태가 악화되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선 것과 달리 압도적인 표 차이로 채권단의 요구는 거부됐다. 그리스 사태가 한 치 앞도 볼 수 없게 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불안감은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나타났다. 유럽 주요 증시가 하락했고 주요국 국채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가 주요 통화 대비 급락했으며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과 엔에 매수세가 몰렸다.
 
 
6일 호주 시드니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 가까이 하락해 달러당 1.10유로를 기록했으며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달러당 0.94스위스 프랑까지 급등했다. 최근 스위스 프랑의 가치는 4주 만에 최고수준인 1.03프랑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엔화 역시 달러 대비 1%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유럽 재정 위기와 마찬가지로 사태의 해결까지 유로화 약세와 안전통화 강세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로화는 투표 진행 전까지 조달통화로서의 위상 저하로 매도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일시적인 강세를 보였지만 독일 등 주요국의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등 약세 요인이 반영되면서 하락 할 전망이다. 아울러 유럽 재정위기 시 강세였던 스위스 프랑, 엔화 대한 수요는 증가하면서 이들 통화의 절상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그리스 이슈가 지속적으로 금융-외환시장에 반영됐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과 협상 긍정론 등이 제기되고 있어 외환 시장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발렌틴 마리노브 크레디트아그리꼴 통화부문 대표는 “그리스의 운명이 정해지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며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 테이블이 재개될 것이라는 점에서 유로화 약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반대하는 그리스 시민이 아테네 그리스 국회 앞에서 유럽연합(EU)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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