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해양플랜트 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 개발비용이 저렴한 셰일가스가 각광받고 있지만 육상 자원이 고갈될 경우를 감안하면 해양플랜트 산업은 여전히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상에서 원유를 채취하고 가공, 저장할 수 있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해저장비 수요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2위의 영국 석유업체 BP가 최근 발간한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에 따르면 올해 세계 에너지 시장 성장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산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증하고 이에 대응해 국제석유기구도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는 등 에너지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FPSO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영국 리서치 컨설팅 회사인 비전게인에 따르면, 최근 암염하층(pre-salt)의 극심해 광구 개발이 많은 남미와 서아프리카 지역이 FPSO 시장 성장을 주도하면서 향후 10년간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다만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내년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일본 조사회사인 후지경제연구소는 오는 2030년 세계 FPSO 시장이 2조1000억엔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2년 대비 185.2% 증가한 수치다.
FPSO는 해양플랜트나 드릴십에서 뽑아낸 원유를 정제하고 이를 저장해서 탱커나 기타 이송 장소에 하역을 할 수 있는 특수선박이다. 대부분 국내 조선3사 만이 제작 가능해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선종이다.
특히 FPSO는 극지방 등 환경조건이 좋지 않고 파이프라인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경쟁력이 높은데, 심해 또는 극심해 지역으로 광구가 확대되는 추세여서 향후 성장세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저개발에 필요한 해저장비 시장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에너지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더글러스-웨스트우드는 해저장비의 향후 5년간(2015~2019년) 자본지출(CAPEX)이 지난 5년보다 27% 증가한 14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 지중해와 동부 아프리카에서 아시아, 그리고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해저장비 지출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월 운반선에 탑재돼 출항 대기 중인 세계 최대 원통형 FPSO 골리앗(Goliat)의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