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일본 경제가 1분기(1~3월) 전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 수요 감소가 성장률 하락을 이끌었으며 혹독한 경기침체 속에서 비용절감에 나선 기업과 가계의 지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대외 여건 개선으로 1분기 바닥을 찍은 일본 경제가 2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분기 -15.2%↓..전후 최악으로 ‘자유낙하’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일본 경제가 1분기, 수출 부진과 기업과 가계의 소비 축소로 연율 기준 -15.2% 성장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집계가 시작된 1955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당초 시장이 전망한 -16.1% 성장은 소폭 웃도는 것이다.
전 분기에 비해서는 4.0% 하락을 보여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1분기 4%의 하락은 같은 기간 1.6%와 2.4%의 감소를 기록한 미국과 유럽의 부진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3월 끝난 2008회계연도의 실질 GDP성장률이 -3.5%를 나타나 7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전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수출은 1분기, 26% 감소해 전례 없는 부진을 보였다.
이 같은 부진은 일본의 도요타와 히타치 등 주요 기업들의 생산 축소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1분기 GDP의 2.6%포인트 하락을 이끌었고 순수출 역시 1.4%포인트 감소에 원인이 됐다.
소비자 지츨은 1.1%, 기업 투자는 10.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요 감소가 이어져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히로미치 시라가와 크레디트스위스 도교 지점 수석연구원은 "일본 내 과잉 설비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것은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1분기 ‘바닥’..2분기 성장세 전환
일각에선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일본 경제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각종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가 10개월래 최고를 기록했고 3월 수출이 전달에 비해 상승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공업생산도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증시는 26년래 최저점을 기록한 3월 이후,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과 일본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32% 상승했다.
1분기 일본 기업들의 재고는 0.3%포인트 하락해 예상보다 빠른 조정을 보이며 기업들의 생산량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수출이 점차 안정되고 있고 다소 다로 내각이 발표한 15조4000억엔 규모의 부양책이 점차 효과를 발휘하면서 이번 분기부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오루 요시노 일본 재무상은 "일본 경제의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기업들의 재고 조정과 정부의 부양책으로 이전보다 상황은 좀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시키 신케 다이이치생명보험 수석연구원은 "일본 경제 전반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고 말하면서도 "긴 침체의 끝이 보인다"며 "재고를 소진한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고 일본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이번 분기부터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 가지 변수는 최근 일본에 창궐하고 있는 신종플루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경제의 타격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