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005930)가 2분기 영업이익 7조원의 벽을 깨지 못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갤럭시S6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반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올 2분기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이 48조원, 영업이익이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 평균(7조1000억원)보다 약 2000억원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잠정 발표에서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둔 주요 원인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의 판매 부진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자 2분기 실적 전망을 점차 하향 조정해 왔다. 한때 8조원까지 예상됐던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들어 7조원 초반대로 하향 조정됐다.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갤럭시S6 출시에도 불구하고 2조원 후반대에 그친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 1조7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4분기 1조9000억원에서 올 1분기 2조700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당초 갤럭시S6 효과가 반영되는 올 2분기는 3조원을 웃돌 것이란 예측도 나왔지만,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3조원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환율이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체적인 판매부진에 기인한 매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이라며 "휴대폰 부문에서 갤럭시S6 판매량이 기대치를 하회한 것이 주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초만 하더라도 휴대폰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연일 하향조정됐다"며 "이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대 후반에서 3조원대 초반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DS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 초반대로, 사업부문별 가운데 가장 선방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C D램 가격은 하락했지만, 모바일과 서버 D램의 견조한 수요로 인해 실적이 개선됐다"며 "반도체 부문에서 3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도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적자를 이어오던 시스템LSI 사업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부문의 성장을 이끄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14나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갤럭시S6 시리즈에 장착되면서 시스템LSI사업부 수익률도 올라간 것이다.
이에 따라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IM 부문을 뛰어 넘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사업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낸 곳이 CE부문이다. CE부문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4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약 4년 만에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 2분기는 에어컨, 냉장고 등 생활가전이 성수기 효과로 부진을 딛고 실적 반등을 이뤄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TV 사업의 부진이 발목을 잡으면서 큰 폭의 이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시장은 올 2분기 CE 부문에서 1000억~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예상치에 부합됐지만 휴대폰 부문은 갤럭시S6 출하량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매출액과 수익성이 기대에 못미쳤다"며 “유럽과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침체된 TV수요 역시 실적 부진의 또다른 요인”이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