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3.1%→2.8% 낮춰 잡아

'메르스·가뭄'탓, 추경해도 2%대…기준금리 연 1.5% 동결

입력 : 2015-07-09 오후 3:00:22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에서 2%대로 낮춰 잡았다. 정부의 추경(추가경정예산)효과를 감안해도 올해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수출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여파에 따른 소비위축과 가뭄피해로 2%대 성장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뒤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9일 한국은행은 '2015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8%를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보다 0.3%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한은은 정부의 추경 효과가 계획대로 확정돼 적기에 집행이 된다 하더라도 3%대 성장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정부의 추경효과가 0.3%포인트 높이더라도 2분기 성장추정치가 0.4%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부진 뿐 아니라 메르스와 가뭄의 일시적 충격이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메르스사태가 연간 성장률 0.2~0.3% 포인트, 가뭄이 0.1% 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은 0.9%로 이전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앞으로 유가하락의 기저효과가 줄어들고 가뭄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름세인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향후 성장경로에는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진단이다. 그리스 협상에 전개여부에 따라 우리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총재는 "사태가 악화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면 국제금융시장의 가격변수나 자본흐름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지난달과 같은 1.5%로 유지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 됐지만 이미 지난 6월 이를 예상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작년 하반기 이후 네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와 정부의 추경 등 확장적 거시경제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한은의 2%대 성장률 전망에 대해 "추경이 제때 집행되고 투자 활성화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면 올해 3%대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성장 전망이라는 것이 천편일률적으로 다 똑같을 수는 없는데 한은에서는 수출 부진, 메르스 여파 등을 좀 더 경각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1%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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