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무역 지표가 호조세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가 16개월 연속 이어진 가운데 수출과 수입이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13일(현지시간)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무역수지가 2842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의 3668억위안 흑자보다 줄어들고 시장 전망치인 3550억위안 흑자를 밑돌았으나 수출입이 모두 호조를 기록해 흑자를 유지했다.
수출(위안화 기준)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1% 증가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직전월의 2.8% 감소와 블룸버그 사전 전망치인 1.2% 증가를 모두 크게 웃돈 결과다.
이로써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던 중국 수출 경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7% 감소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직전월의 18.1% 감소 대비 크게 감소폭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대내외 수요를 촉진시켜 수출입 호조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톰 오릭 블룸버그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넉 달 만에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확실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리우시에지 중국 교통은행 이코노미스트도 “6월 수입 호조는 수입 관세 인하 영향을 톡톡히 봤다”며 “수출은 완만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세부적으로 들여다 봤을 때 수출 경기 호조를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우리강 ANZ 애널리스트는 “무역 지표는 여전히 중국 정부의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다”며 “유로, 엔, 신흥시장 통화 대비 위안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중국 수출주에는 당분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헝송핑 중국 관세청 대변인도 “2~3개월 안에 중국의 무역 환경이 큰 하방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상무부는 수수료를 줄이는 등 수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각국의 수출 환경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경제 회복세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톰 오릭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호조를 기록했지만 미국 등 글로벌 경기 개선 속에서 여전히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쳐 회복세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돼 있어 대내외적인 수요 동력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리텅 후아타이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는 취약한 상황”이라며 “아직 경기 반등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5일 발표될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가 6.8%까지 낮춰 잡았는 등 전문가들은 7.0%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1분기 GDP는 7.0%로 6년래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상하이 세계 최대 항만인 양산항에 크레인과 컨테이너가 선적돼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