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 달 보름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내리고 이례적으로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깜짝 경기부양책을 단행했다.
27일(현지시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서에서 28일부터 금융기관의 1년만기 대출금리와 예금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각각 4.85%, 2.00%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대출 비중이 높은 도시 상업은행과 농촌지역 상업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달 11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한 달 보름 만이다. 성명서에서 인민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통한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부양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상했다는 결과다. 중국 정부가 꾸준히 유동성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이후 인민은행은 네 번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지준율 역시 세 번째 인하를 결정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수 차례에 걸쳐 하향한 것은 시중에 유동성을 풀어 다방면으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6년래 최저치인 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쉔 지앙우앙 미즈노 증권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 7% 역시 이루기 힘들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정부 부채 역시 골칫 덩어리다. 중국 정부는 지방 정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주 구제금융의 일환으로 280억위안 채권 발행에 나섰지만 목표치를 채우는 것에 실패했다.
아울러 지난 주 발표된 생산, 소비 지표는 안정세를 보였지만 투자 지표가 크게 둔화돼 전문가들은 정책 입안자들이 부양책 발표에 목 말라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양 홍콩 노무라 홀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중국 경제는 둔화되고 있으며 물가 상승률 역시 정부 목표치와 거리가 멀다”며 “중국 정부는 대규모 통화 정책으로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조치는 주식 시장의 침체 우려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 2주 동안 중국 증시는 20% 가까이 급락하며 지난 1996년 이후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쉔 지앙우앙 이코노미스트는 “증시 급락은 곧 금융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이를 알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이 주식 시장 급락으로 인한 시장 패닉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책 단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기 부양책 효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양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기준금리와 지준율이 동시 인하돼 예상보다 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장쑤성 지점 은행원이 100위안짜리 중국 화폐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