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각국의 주요 외신들은 앞다퉈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세계 주요 외신들은 "노 전 대통령이 고향 집 근처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전하며 "한국 국민들이 이로 인해 큰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먼저 뉴욕타임스(NYT)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훌륭한 정치적 리더로서의 명성을 더럽힌 최근의 스캔들로 인해 고향 집 근처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전하며 노 전 대통령의 최근 심경을 짐작할 수 있을 만한 정황들을 상세히 전했다.
NYT는 2003~2008년 재임기간 중 깨끗한 정치인으로 자부해온 노 전 대통령이 친척들은 조사를 받고 있고, 참모들은 감옥에 있는 가운데 지난 4월30일 10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NYT는 4월 22일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남긴 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날 "여러분은 이제 저를 버려야 한다"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다"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라고 기록했다고 NYT는 전했다.
또 NYT는 노 전 대통령의 사과가 부정부패 스캔들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지길 바라는 한국의 정치인들에게는 전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언급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검찰이 뇌물 수수 혐의로 그를 기소를 고려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NYT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들이 한국의 가장 큰 대기업으로부터 수억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1990년대에 감옥 신세를 졌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기업인이 개입한 노무현 전 대통령 스캔들의 규모는 작아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스캔들과 정치적 적들의 잇따른 비판으로 노 전 대통령이 오갈 데 없이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의 경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소식을 듣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미국과 한국이 강하고 활기찬 관계를 맺도록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 정부는 장례 형식과 절차가 정해지는 대로 주한 미 대사의 조문 및 조문특사 파견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로이터 통신은 1년 전 한국 경찰이 이명박 정부에 대항해 집회를 펼치는 주된 장소였던 서울 시청 앞 광장을 봉해버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부의 권위적인 태도에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로이터는 수백명의 슬픔에 찬 추모자들이 덕수궁 근처에 모여들어 농부의 옷을 입고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 사진 앞에서 헌화하고 절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현대 한국 지도자 중 첫 자살로 기록되면서 한국 국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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