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벌인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기소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권영국(52) 변호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윤승은) 심리로 13일 열린 권 변호사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집회의 자유 침해에 맞서 권 변호사가 정당한 권리행사로 폭력을 사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기도 하지만 절대적이지 않고 공공복리와 질서유지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면서 "정당 연설회와 기자회견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이에 권 변호사 측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은 주최자와 참여자를 분리하고 있는 데 일반교통방해죄는 앉거나 서 있으면 모두 처벌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기 책임 원칙과 기본권 최대 보장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을 지적하며 참가자인 권 변호사에게 일반교통죄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권 변호사가 집회 도중에 경찰들에게 욕설한 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면서도 "권 변호사의 욕설 행위는 경찰들의 위법적인 해산요청에 대응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나타난 행위이자 정당방위 행위로 봐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 권 변호사는 "집회와 시위의 참여를 제한한 공권력은 피해자가 됐고 내 행동은 가해자가 됐다"면서 "이 재판 결과가 집시법에 대한 매우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며 최후 진술을 시작했다.
이어 "자력구제는 법으로 금지하지만 내 행동은 정당방위였고 헌법에서 보장하는 정당방위를 행사한 것일 뿐"이라면서 "집회에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접근·출입·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권리가 공권력에 침해될 때 크게 고민된다"면서 "'범죄예방'과 '질서유지' 두 이름으로 공권력이 남용되는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이를 돌아볼 수 있는 재판이 되길 바란다"며 말을 끝냈다.
권 변호사는 2012년 5월부터 2013년 8월 사이에 열린 쌍용차 사태 등에 대한 집회에서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하고 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방해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지난해 2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서울광장에서 2.25국민파업대회를 마친 권영국 변호사 등 참가자들이 인도 행진이 막히자 경찰병력에 항의하는 도중 캡사이신을 맞아 생수로 닦고 있다. 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