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S6(왼쪽)와 LG전자의 G4. 사진/각사
올 하반기 애플, 삼성, LG 등 글로벌 스마트 제조사간 신제품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출시 타이밍을 둘러싸고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시를 앞당기거나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해 경쟁자와 맞대응을 피하는 등 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오는 9월 애플과
삼성전자(005930)는 아이폰6S(가칭)와 갤럭시노트5를 각각 출시할 계획이었다.
LG전자(066570)도 G 시리즈를 뛰어넘는 ‘슈퍼 프리미엄폰’을 하반기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9월 스마트폰 시장에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출시시기가 앞당겨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매년 9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공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한달 가량 앞당겨 출시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5를 8월 중순에 조기출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3월초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S 시리즈를 선보이고, 9월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공개하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것에 대해 '애플의 차기작을 의식한 행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화면을 채택한 애플의 아이폰과 갤럭시노트 시리즈와의 특징이 겹치기 때문에 대화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제품을 먼저 선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9월 쯤으로 예상되는 LG전자의 신제품 출시 시기도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LG전자는 경쟁사의 신제품을 고려해 전략을 수립해 왔다. 지난해 선보인 G3는 통상 8~9월에 나왔던 전작들과 달리 5월에 조기 출시했다. 한달 앞서 출시된 갤럭시S5에 대해 기대 이하의 반응이 나오자 틈새시장을 노려 대기 수요를 노리는 효과를 얻었다. G4는 전작보다 한달 더 빨리 출시하며 같은 달인 4월 출시된 갤럭시S6와 맞붙었다.
이처럼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였던 신제품의 출시 시기가 조율되는 배경에는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체 간 뺏고 빼앗기는 시장으로 변모하면서 경쟁사들의 전략이 자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가들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제조사는 늘어나고 시장은 포화상태로 접어들었고, 수요도 한계에 다다랐다"며 "고객쟁탈전이 이뤄지면서 경쟁사의 신제품에 따라 혹은 출시 시기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