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북한의 핵실험으로 내외적 불안요인이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의외로 담담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연일 대책회의를 열며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각종 금융지표와 시장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정부 고위 간부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주식과 환율 등의 지표는 크게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며 "경제적 이슈가 아닌 정치적 이슈라서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도 이 간부는 "북핵 실험에도 외환시장의 반응은 증시보다 덜하다"며 "그동안의 사례를 볼 때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단기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외환시장은 이날 아침 북한 핵실험 소식에 잠시 주춤하며 오전 한때 원·달러환율은 1270원대에 육박했으나 오후장 들어 1250원대로 상승폭을 줄이면서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중 낙폭이 컸으나 오후들어 역시 체력을 회복해가고 있다. 오후 2시3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지난 22일보다 8.35포인트 떨어진 1395.40을 기록하고 있다.
갑작스런 사태가 연이어 일어났음에도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치러진 이후 국회가 다시 열리면 정치·사회적 갈등이 표면화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긴 우리 경제가 다시 중환자실로 실려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지금 이 정권 최대의 위기가 아니겠느냐"며 "국회가 다시 열리고 여야간 협상이 어긋나 정치권에서 사회갈등을 조장한다면 굉장한 휘발성과 폭발성을 발휘할 것이다. 갈등이 불거지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의 원인을 정권이 제공했다고 판단하는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다음아고라'에서는 이명박 대통령퇴진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정부는 재정부 국제금융국에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환율, 외환, 외국인 투자자 동향 등을 24시간 점검하면서 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주재하는 비상금융합동대책반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고, 26일 오전에도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관련 대책회의가 예정돼 있는 등 연일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윤증현 기회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겠지만 혹시 그런 점이 없는지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