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슈퍼주니어를 보면 해법이 보인다".
남자 아이돌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군대 문제다. 10대 소녀팬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만큼 한창 활동을 펼쳐야할 20대 시기를 군 복무 때문에 놓쳐서는 곤란하다. 어느 한 멤버의 입대는 팀 전체 활동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군 입대를 일단 최대한 미루고 보는 아이돌들이 많은 이유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들이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 중 하나가 군대 문제"라며 "예전보다 군대를 반드시 갔다와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소속사와 입대 시기를 상의하기도 하지만, 군대를 갔다와서 활동을 펼치는 선배 아이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아이돌들이 많다"고 전했다.
◇신곡 '데블'(Devil)로 컴백한 그룹 슈퍼주니어. (사진=뉴스1)
그런 가운데 아이돌들의 군 문제에 대한 해법을 보여주는 팀이 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다.
슈퍼주니어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부 멤버들이 군대에 간 사이 나머지 멤버들이 팀 활동을 펼치고, 다른 멤버가 다시 군대를 가는 식이다. 이는 팀내 다양한 유닛 활동과 드라마, 예능 출연 등을 통해 멤버들의 활동 방식을 다각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슈퍼주니어는 16일 10주년 스페셜 앨범을 발매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모든 멤버들이 이번 앨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입대한 신동과 성민이 제외됐다. 대신 나머지 9명의 멤버들이 활동을 펼친다. 9명의 멤버 중 이특, 김희철, 강인, 예성은 이미 군 복무를 마쳤다.
멤버 은혁은 지난 15일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멤버들이 다양한 개성의 얼굴을 갖고 있어서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또 우리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따라하기 쉽고 색깔이 뚜렷한 것이 인기의 이유인 것 같다"며 슈퍼주니어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슈퍼주니어는 이번 앨범을 통해 음악적 변신을 시도했다. 타이틀곡 '데블'(Devil)은 슈퍼주니어가 데뷔 초창기에 주로 보여줬던 유쾌한 매력 대신 남성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노래다. 또 이승환, 자우림의 김윤아, 장미여관, 에피톤프로젝트 등 다양한 음악 색깔의 뮤지션들이 작곡한 노래들이 이번 앨범에 실렸다. 이를 통해 슈퍼주니어는 군대를 갔다오고, 서른이 넘어서도 아이돌 그룹으로 충분히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팀의 리더 이특은 "이번 앨범에는 힘을 많이 뺐다"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슈퍼주니어의 대표곡으로 '쏘리 쏘리'를 얘기하는데 이번 앨범 활동 후에는 '데블'을 생각해주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군 복무 중인 신동과 성민을 향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희철은 "우리도 갔다왔는데 군 입대가 사실 그렇게 유난을 떨 일은 아니더라"며 응원을 보냈고, 이특은 "가수로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훈련을 받다 보면 답답하고 힘들 수 있는데 그 마음을 내가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슈퍼주니어의 이특. 이특은 지난해 7월 군 복무를 마쳤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