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일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주(7월9~15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 자금 동향을 살펴본 결과, 선진시장으로 149억77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그리스의 불확실성이 완화된 이후 서유럽지역펀드의 유입세가 크게 개선됐고, 일본지역 펀드도 순유입세가 지속되며 30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 50억7800만달러, 아시아 태평양 49억8200만달러, 서유럽 29억6100만달러 순으로 자금 유입규모가 컸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어닝시즌에 돌입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선진시장으로 자금유입이 전환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은 엔저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임금 상승과 소비 촉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선순환 기대로 자금이 연속해서 유입됐다”며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는 일본 주식으로의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흥시장에서는 66억55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로써 신흥국펀드 자금은 4주 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펀드는 3주 만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중국증시의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지난해 말 이후 중국펀드로 들어왔던 단기자금이 차익실현으로 재차 유출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대만지역 펀드에서 높은 강도의 순유출이 발생하며 중국과 그 주변국의 자금유출도 두드러졌다. 아시아(일본 제외) 59억7600만달러, 글로벌이머징마켓(GEM·Global Emerging Market) 6억4700만달러 순으로 자금 유출세가 컸다. 이미선 연구원은 “중국 주식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이 신흥국 자금유출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에서의 이러한 차별화 현상은 최근 한달 동안 지속되고 있다. 최근 4주간 신흥시장으로 24억56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선진시장에는 57억94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신흥시장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신흥국에 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를 앞둔 경계감으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선호는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선진국 권역을 중심으로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