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최대어' 대우증권 인수전, KB vs 신한 경쟁 현실화되나

국내 1위 노리는 대형금융지주사들 입질···자산운용+캐피탈 패키지 매각엔 부정적

입력 : 2015-07-20 오후 3:57:28
◇사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대우증권(006800) 매각 작업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KB금융(105560)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인수 경쟁이 현실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다음달 말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는데로 오는 9월부터 대우증권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10월 쯤 매각 공고가 날 경우 입찰과 실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시기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증권은 총자산 32조2000억원, 자기자본 4조2000억원으로 NH투자증권에 이은 업계 2위 증권사로 하반기 금융권 M&A 최대 매물로 꼽힌다. 2위에 걸맞게 인수 가격이 만만치 않다.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우증권 주식 1억4048만주(43%)를 주가(이날 종가 1만5850원 기준)로 환산하면 2조2200억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매각가는 3조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
 
대우증권의 유력 인수 후보로는 자금동원 능력을 갖춘 KB금융과 신한지주(055550)가 거론된다. 금융권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우선 대우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조만간 매물로 나오는 우리은행(000030)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관심있는 M&A 매물로 대우증권을 지목했다. 어윤대 전 회장 시절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금융사 인수를 진행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 선두권에 있지만 그룹에 확고한 업권 1위 금융사가 없고, 수익구조도 은행에 편중돼 있다"며 "대우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하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갖춰진다"고 말했다.
 
신한지주도 자본력과 규모 면에서 대우증권 인수를 검토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모두 업권 1위지만 지난해 KB금융이 LIG손해보험사를 인수하면서 신한지주는 KB금융(447조원)보다 자산이 30조원 가량 뒤쳐졌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경쟁사가 대형 M&A 시장에 뛰어든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려해야 할 대상인 것은 맞다"며 "대우증권 매각절차가 구체화하면 검토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금융지주사들은 대우증권과 함께 KDB생명이나 KDB자산운용, 산은캐피탈과 묶어 파는 방식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업권 1위이긴 하지만 다른 증권사와 달리 지난해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단독 매물만으로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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