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믹 연기 대가' 임원희 "애드립, 예능에서나 필요"

입력 : 2015-07-22 오전 11:58:06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배우 임원희가 올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만한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쓰리썸머나잇>은 화려한 일탈을 꿈꾸며 해운대로 떠난 세 친구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임원희는 콜센터 상담원 구달수 역을 연기했다.
 
◇임원희가 출연한 <쓰리썸머나잇>의 한 장면.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대표작인 <다찌마와 리>를 통해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코믹 캐릭터를 구축했던 임원희는 <쓰리썸머나잇>에서도 인상적인 코믹 연기를 보여준다. 임원희는 능청스러운 표정과 말투, 행동으로 걸그룹을 쫓아다니는 철없는 삼촌팬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코믹 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미디는 계산도 많이 하고, 과학처럼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없어요. 그리고 내가 의도한 코미디가 통했는지는 영화가 관객과 만났을 때 확인할 수 있죠. 그때그때 반응이 바로 온다는 것이 코미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임원희는 최근 <무한도전>, <진짜 사나이>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코믹 연기의 대가'다운 애드립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예능과 영화는 다르다. 영화에서 애드립은 정말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애드립은 재치와 순발력인데 그런 것은 예능에서나 필요한 것이죠. 영화는 약속된 것을 해야하거든요.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애드립을 해버리면 약속이 깨지잖아요. 애드립을 한다기 보다는 대본에 있는 캐릭터에 덧칠을 하는 방식으로 연기를 합니다."
 
극 중 구달수는 친구들과 함께 어느날 훌쩍 해운대로 떠난다. 팍팍한 일상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임원희에게 "연예인 생활을 하며 일탈을 꿈꾼 적이 없냐?"는 질문을 던졌다.
 
"연예인들은 일탈이 어려워요. 얼굴이 알려진 입장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여행을 가는 정도죠. 그리고 어디 가서도 항상 행동을 조심해야 해요. 그런 점에서 일반인 분들이 부럽기도 해요."
 
임원희는 <쓰리썸머나잇>에서 걸그룹 달샤벳의 멤버 지율과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극 중 의외의 러브 라인을 형성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올해 45세인 임원희는 24세인 지율과 나이 차이가 무색한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
 
그는 "함께 출연한 (김)동욱이와 (손)호준이가 최고라고 부러워했다"며 "나야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고맙다"라며 웃었다.
 
지난 1995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한 임원희는 올해로 20년째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배우들이 많은데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20년이 지났다는 것은 숫자일 뿐이다. 여전히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지나간 것보다는 앞으로 내가 할 연기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제 내가 일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주연배우가 되고 싶고, 알파치노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삶을 알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영화 현장에 있을 때 배우로서 가장 행복하다"는 임원희는 "촬영이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또 "길거리에 지나가면서 영화배우라는 얘기만 들어도 좋다. 배우라고 불린다는 자체가 좋다"고 덧붙였다.
 
"배우가 힘든 건 항상 배워야하기 때문이죠. 예전에 액션 연습을 했다고 해서 새로운 영화에 액션이 나오는데 연습을 안 할 수는 없거든요. 죽을 때까지 배우는 사람이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가짐이 없으면 배우를 하지 못하죠."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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