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방송플랫폼 중 현금창출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케이블업계와 거대통신사를 앞세운 인터넷TV(IPTV) 업계가 또 다시 격돌했다.
먼저 포문은 연 것은 케이블업계.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2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경영학회 심포지엄에서 "IPTV사업자의 시장활성화는 SO(케이블사업자)때문에 안된다는 것을 해답으로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KT나 SK브로드밴드 등 IPTV사업자는 SO들이 스포츠채널 등 경쟁력 있는 PP(프로그램공급사업자)에게 IPTV 공급을 추진할 경우 편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을 일삼아 콘텐트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변동식 대표는 이어 "SO가 콘텐트를 가지고 있는가? 플랫폼이 다르면 콘텐트가 달라야한다"고 주장했다.
SO업계는 콘텐트가 달라지지 않으면 결국 유통 밖에 남는 것이 없고, 유통망 경쟁이 벌어지면 자금 유보율이 SO에 비해 절대 우위인 통신사업자인 IPTV의 승리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덧붙여 성기현 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은 "정책이 과거 정보통신부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정책 혼선을 지적했다.
성 총장의 이같은 지적은 최근 방통위 고위인사에서 구 방송위원회 인사들이 전혀 포함되지 않으면서 방송정책 자체가 전문성을 잃고 있지 않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일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PTV 사업자도 SO의 공격에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송민정 KT 부장은 "SO 상위 5위권 사업자가 전 권역의 70~80퍼센트를 차지하고, 초고속 인터넷 비율이 20퍼센트가 넘고, 홈쇼핑 송출 수신료도 많이 받아 현금창출력도 뛰어난 SO가 엄살을 부린다"고 맞받아쳤다.
실제로 최근 합병한 티브로드-큐릭스 등 1위 SO사업자를 포함해 몇개 사업자가 전국 77개 권역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특별한 설비 투자가 필요없어 지난해 극심한 불황에도 대부분의 SO가 상당한 영업익을 창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송 부장은 "미디어 상품은 경험재이고 공공재이기 때문에 경험하지 않으면 가입을 안한다"며 "가지고 있는 것은 줘야한다"며 SO의 PP 묶어두기 전략을 강하게 비판했다.
IPTV는 스포츠전문PP와 최근 공급협상을 벌여왔지만 SO의 압박을 이유로 스포츠PP들이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자 협상이 결렬돼 관련 콘텐트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 토론회에 김태환 중앙일보 멀티미디어랩 소장이 신문과 방송의 겸영 등이 일자리 창출과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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