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 논의에 들어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의 대북결의안 채택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긴급 소집된 안보리는 그 동안 세 차례 회의를 열고 `강경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이라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과 한국, 일본 등 주요 관계국들은 1일 오후(현지시간) 네 번째 회의를 열고 이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결의안 채택에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의 모호한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대한 새로운 제재 조치의 필요성엔 공감하고는 있지만 아직 분명한 대북 제재의 수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엔 외교관은 "미국과 일본이 결의 1718호 상의 기존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안을 제출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새로운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강경 조항에 대해 중국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미ㆍ일의 초안에는 북 핵실험을 강력 비난하고 결의 1718호의 제재를 즉각 시행한다는 내용과 함께 북한의 금융계좌 동결,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여행 제한 대상 북한 인사 지정 및 항공기 운항 제한 확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조치들은 대부분 기존 결의안에 포함된 것이지만 새로운 결의안 초안에는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관련 품목'이라는 전제를 없애 포괄적인 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 수위와 실행 규칙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북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조치와 선박 검색이 포함될 경우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결의안이 될 것이란 평가다.
반면 중국은 강력한 제재 수위로 자칫 북한에 치명적 타격을 주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경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나친 제재 수위가 북한의 붕괴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한 외교 관계자는"중국이 안보리 협의과정에서 적절한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주 초, 중국 정부의 입장이 정해지면 안보리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해 대북 결의안 채택 여부가 중국의 입장 정리에 달려 있음을 시사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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