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미래 먹거리

입력 : 2015-07-29 오후 12:34:41
최근 해양플랜트 손실로 국내 조선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조선업계가 생각하는 해양플랜트의 미래는 여전히 밝은 편이다. 중국과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는 설명이다.
 
◇해양플랜트 시대 열린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를 일컬어 ‘미래 먹거리’라고 표현한다. 현재 혹독한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한국 조선업을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
 
조선업계는 앞서 LNG선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 LNG선은 한국 조선업의 대표적인 고부가 선종으로 국내 조선3사가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던 개발 당시에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업계는 육상 에너지가 고갈될 경우 결국 심해저로 관심이 옮겨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셰일가스 붐으로 육상 에너지 개발에 더 많은 자금이 집중되고 있지만 결국은 바다라는 것이다.
 
영국의 에너지시장 조사기관인 더글라스 웨스트우드에 따르면 해양플랜트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6.7%씩 성장해 50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해양플랜트 산업은 지난 2000년부터 10년 간 매년 1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당장 발주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서 포기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또 상선만으로는 이미 비대해진 조선소의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해양플랜트 대안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선3사는 지난 2000년대 중후반 조선업 호황기를 겪으면서 설비와 인력을 대거 확충했다. 거대해진 조선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주 목표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 기에 수조원에 달하는 해양플랜트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여전히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선에만 기대를 걸기에는 리스크 부담도 크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상선에 비해 한 번에 투입되는 인력이 많아 해양플랜트를 포기할 경우 지역사회 기반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부담이다.
 
보통 일반 상선의 경우 한 번에 200여명이 배에 올라 작업하지만 해양플랜트는 많을 경우 하루에 2000명이상이 작업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 하청업체 소속으로 도장, 배선 작업을 하는 인력들이다. 여기에 각종 기자재 분야까지 더할 경우 조선소 당 수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차별화 무기로도 해양플랜트가 필요하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조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최근 엔저효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면서 한국 조선업의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중저가 선박 시장은 중국이 대부분 점령했다.
 
결국 기술력을 앞세운 고부가 시장이 한국 조선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것이다. 한국 조선3사의 경우 해양플랜트 건조가 가능한 대규모 도크를 보유하고 있고 기술수준도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전 세계 해양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세계 최대 원통형 FPSO인 골리앗(Goliat) FPSO. 사진/현대중공업.
 
◇일시적인 침체기일 뿐 여전히 미래는 밝다
 
최근 전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해양프로젝트를 지연시키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늘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양부문이 전체 신조발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금액 비중이 2012년 52.1%(473억달러)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해 기준 18.1%(182억달러)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기준 원유시추장비인 리그(Rig)의 운용률은 58.1%로 집계됐다. 전 세계 리그 919척 가운데 534척만 운용되고 있다. 이는 전월 60.7% 대비 2.6%포인트 감소하고, 전년 동기 71.5% 대비 13.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최근의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향후 5년간(2015~2019년) 세계 부유식 생산설비(FPU) 시장 규모가 직전 5년(2010~2014년) 대비 73% 증가한 81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된 올 상반기에도 여전히 많은 수의 해양설비가 운영 중에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총 186척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설비(FPSO)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 기준으로 아프리카 42척, 중남미 34척, 유럽 27척, 동남아 21척, 오세아니아 20척, 동아시아(중국) 18척이 바다 한 가운데서 원유를 뽑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올 하반기에는 최대 4건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셸이 발주하는 40억달러 규모의 ‘봉가 FPSO’를 비롯해 ▲ENI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FLNG(30억달러) ▲쉐브론이 발주하는 태국 ‘우본 플랫폼’(10억달러) ▲페트로나스가 발주하는 카사와리 프로젝트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류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에너지를 개발하지 않는 이상 심해저 에너지 개발을 계속될 것”이라며 “해양플랜트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거제조선소에서 3만7000톤 무게의 휘트스톤(Wheatstone) 고정식 플랫폼 상부구조물을 들어올리는 작업(잭업, Jack Up)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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