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낙하산, 코스닥 퇴출은 막지 못했다

"재무적으로 어려운 업체, 방어수단 도입 많아.."

입력 : 2009-06-02 오후 2:56:00
[뉴스토마토 박제언기자] 지난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방어하기 위해 초다수결의제와 황금낙하산을 도입한 코스닥업체 중 상당수가 시장에서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결산 코스닥업체 중 상법상 특별결의요건(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보다 더 가중된 결의요건인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한 166개사 중 상장폐지 당한 곳은 11개사에 달했다. 황금낙하산을 도입한 113개사 중 퇴출된 곳은 13개사에 이른다.
 
황금낙하산이란 정관에 적대적 M&A로 인해 퇴임하는 임원에게 거액의 퇴직금과 잔여 임기 동안의 보수 등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방어수단이다.
 
이들 업체는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방어수단을 도입했지만, 정작 자본잠식 등 회사 내부 문제로 상장폐지 당했다.
 
이 중 블루스톤디앤아이, 자강, H1바이오, 엑스씨이, 우수씨엔에스, 아이비진, 부국철강 등은 황금낙하산과 초다수결의제를 모두 도입했지만, 퇴출을 피할 수 없었던 업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재무적으로 어려운 기업들이 적대적 M&A를 피하고자 황금낙하산 등 방어수단을 도입하지만, 경영 여건까지 개선하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초다수결의제나 황금낙하산을 도입하는 업체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들어 초다수결의제를 신설한 회사는 26개사고, 황금낙하산제도를 도입한 회사는 31개사에 이른다.
 
정진교 코스닥법인협회 조사연구팀 부장은 "작년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몇몇 코스닥업체들은 회사 운영자금 등을 위해 외부 차입금을 끌어썼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부장은 "하지만 외부 차입금을 쓸 때 담보가 필요한 데 그 담보로 최대주주 지분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최대주주지분율이 낮아지고 적대적 M&A에 대한 우려가 생겨 황금낙하산 등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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