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이번에도 삼성전자 실적의 1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직전분기 홀로 적자를 냈던 가전 부문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스마트폰은 전략 모델인 '갤럭시S6' 출시에도 불구하고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30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각 사업 부문별 성적표가 확연히 갈렸다.
부품(DS) 부문 내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82.8% 급증했다. 이는 2010년 3분기 3조4200억원 이후 5년여 만에 최대치다. 매출액 역시 11조29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부문의 선전은 모바일·서버를 중심으로 메모리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14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 증가, 고부가 비메모리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은 결과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부문 전무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의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판매 증가와 모바일·서버향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요 증가로 견조한 실적이 유지됐다"며 "특히 시스템LSI가 2분기에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실적에서 '효자' 역할을 하던 IT·모바일커뮤니케이션(IM) 부문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 출시에도 체면치레에 실패했다.
IM부문 매출액은 26조600억원, 영업이익은 2조760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0.6%,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동기대비로는 각각 8.4%, 36.7% 감소했다.
박진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전 지역에서 고르게 판매됐다"면서 "예상보다 엣지의 수요가 높아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2분기기대 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단종단계에 있는 구형모델 판매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역성장했다.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갤럭시S6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저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에 반해 직전 분기 유일하게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소비자가전(CE) 부문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11조2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 73%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액이 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CE부문 매출의 절반 이상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나왔다. VD사업부는 TV사업을 주관한다. VD사업부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7% 증가한 6조6600억원으로, CE부문 실적의 약 59.5%를 차지했다.
1분기 적자의 주원인이었던 TV 시장이 여전히 정체 현상을 보였지만 2분기에는 선방했다. SUHD TV 등 신제품 출시로 인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인해 직전 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정영락 영상디스플레이 상무는 "지난해 월드컵 특수의 기저효과와 글로벌 시황에 따른 판매 둔화로 전년동기비로는 실적이 감소했다"며 "다만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UHD TV 및 대형 인치 프리미엄 리더십 강화로 TV사업 수익성 확보에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지역의 경기 호조로 신제품 판매가 전분기뿐 아니라 전년동기대비로도 증가했다. 이 지역에서 LCD TV는 전분기보다 3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었다.
전체적으로 UHD TV·커브드 TV 등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도 늘었다. UHD TV는 전분기보다 55%, 커브드 TV는 61% 증가했다.
생활가전의 경우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액티브 워시 세탁기 판매 호조로 북미, 구주, 서남아 지역에서 매출이 증가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전분기 대비 냉장고와 세탁기 판매가 각각 19%, 9%씩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고삐를 죌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상저하고' 양상을 보였던 IT산업이 최근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전과 스마트폰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을 기반으로 판매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스템 LSI 사업은 14 나노 파운드리 공급 개시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