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최근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저가 매수 기회라며 금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자산인 달러 강세가 예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금테크에 나서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온스당 10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던 급값이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이에 따라 쌀 때 사두자는 마음으로 금 매입에 나서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골드뱅킹 규모가 1월 4411억 원이었으나 6월말 4455억원으로 늘었다. 국민은행도 골드바 판매량이 지난 5월 30억원이었으나 6월 5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현 국면에서 금값이 오르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지지선이었던 온스당 1260달러가 무너지면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2000달러를 넘봤던 금이 고점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하자 싸다는 생각에 사려는 이들이 많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값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투자은행들도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밑돌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금리인상 이후 중앙은행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금을 팔 경우 금값이 800달러를 하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350달러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왓다.클로드 어브TCW그룹 그룹 트레이는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매우 고평가되어 있다"며 "금리인상 이후 본격적인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금융사 넛맥은 최고투자잭임자(CIO) 역시"최근 1100달러에서 밀린 금값은 30%이상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더 이상 안전자산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도 "금값이 떨어졌지만 금리인상 이후에 사도 늦지 않다"며 "다만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정액을 매수한 뒤 금리인상 후 추가로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