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경기도 이천의 한 반도체설비 공사현장에서 정비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설비 안에 유입된 실소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1월에도 경기도 파주의 한 공장에서 질소가스가 차단되지 않은 상태로 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질식사한 사고가 있었다.
4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74명이 밀폐된 공간에서 질식 재해를 입어 절반인 87명이 숨졌다.
밀폐된 공간에 질소가스 등이 유입되면 산소 농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정상적인 공기에서 21% 수준의 산소 농도가 18% 미만으로 떨어지면 어지럼증 등이 발생하고, 6% 이하로 떨어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의식을 잃게 된다. 밀폐 공간 질식재해의 사망률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안전보건공단은 최근 발생한 질식사고의 원인으로 ▲환기가 불충분하거나 유해가스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공간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에게 위험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점 ▲원·하청 간 위험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점 ▲근로자들이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작업장 내 질식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이른바 ‘3·3·3 안전수칙’을 소개했다.
원청업체·협력업체·근로자 3자 간 유해·위험정보를 공유하고, 밀폐 공간을 조사해 출입을 금지하고 안전조치 후 작업을 허가하는 3대 사전예방조치를 취하고, 작업 시 산소농도와 환기 여부를 확인하고 보호구를 착용하는 3대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밀폐 공간은 질식 위험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작업 전 안전점검이 잘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전에 질식 위험정보를 파악해 공유하고, 예방관리 및 안전수칙 준수 등을 통해 질식재해 예방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지난 4월 30일 오후 신축공사장에서 공기조화기를 점검하던 작업자 3명이 질소로 추정되는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