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하락을 이끌었던 대형·고가 아파트가 재조명 받고 있다. 희소성이 높아지고,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완연해지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5일 리얼투데이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분양한 전용 90㎡이상 대형 아파트는 1만1318가구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만2646가구보단 10.5%, 하반기 2만482가구에 비해선 44.7%나 감소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도 대형아파트의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분양을 앞둔 대형아파트는 3202가구로 전체 2만6365가구 대비 12%에 불과하다.
대형아파트는 공급감소와 함께 가격 부담도 낮아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실제 지난 5월 분양된 천안 레이크타운 2차 푸르지오 전용 99㎡는 3.3㎡당 874만원에 공급, 947만원에 분양한 74㎡보다 쌌다. 지난달 2일 공급된 세종 한신휴플러스 제일풍경채 L1블록의 전용 75㎡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944만원 선으로, 135㎡ 781만원선보다 150만원 이상 비쌌다.
공급량이 줄고, 중소형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대형을 찾는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분양한 ‘미사강변 더샵 센트럴포레’ 전용 93㎡는 49가구 모집에 2992명이 몰려 61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10억 이상 고가 아파트도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전국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량은 총 2776건인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71건 거래된 것 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고가아파트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수요가 제한적인 고가 아파트는 실수요가 받춰주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가격하락 폭이 컸다. 시장에 물건을 내놓아도 매매를 원하는 사람이 없어 내림세에 가속이 붙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강남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고가 아파트 거래도 살아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도 이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달 초
대림산업(000210)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택지지구 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 3블록은 4억8000만원~15억3000만원 선의 고분양가를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32.20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더불어 가장 비싼 15억원대까지 전 가구가 계약시작 후 나흘만에 완판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입지와 상품성만 갖춘다면, 높은 분양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3.3㎡당 3500만원에서 4000만원대를 웃도는 높은 분양가가 예상되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속속 분양에 나서는 것을 비롯해 지방에서도 사업규모가 큰 고가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