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호 켠 그리스 3차 협상…막판 변수는

그리스 의회 승인 여부가 관건
"긴축재정은 역효과 초래 우려"

입력 : 2015-08-06 오후 2:37:57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의회 승인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 양측은 조만간 협상에 종지부를 찍을것으로 장담하고 있지만 그리스 의회에서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어 또 한번의 난관이 닥칠것임이 예고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그리스가 채권단과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고 해도 넘어야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현 집권당인 시리자 내 강경파 의원 33여명은 구제금융 협상 합의안에 반대할 뜻을 확실히 밝힌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달 구제금융 개혁법안 표결에서도 치프라스 총리에게 등을 돌리고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협상 막판에 채권단에서 추가적으로 가혹한 조건을 붙일 경우, 반대여론이 강해지면서 의회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가혹한 긴축 정책이 시행될 경우, 그리스 경제는 회생 불가능한 파탄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의회 승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대표가 더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유로존 국가들 사이에서도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을 그리스가 실제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좀 더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엄격한 긴축 재정을 그리스에 적용한다면 오히려 경제 성장의 추진력을 없애는 꼴이 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도 채권단이 이번 협상 과정에서 요구한 부가가치세 인상과 예산 감축을 이행할 경우, 실물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긴축안을 밀어 붙이기에 앞서 부채 규모를 그리스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탕감 규모는 최대 10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구체적인 금액도 제시했다.
 
NIESR은 "그리스는 올해와 내년까지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향후 몇 년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 탕감 없이 구제금융 협상이 최종 타결된다면 결국 그리스 경제를 질식사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리스는 오는 20일까지 유럽중앙은행(ECB)에 30억유로 이상의 채무 상환을 앞두고 있다. 때문에 그리스는 20일 이전까지 협상을 통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통한 자금을 지원받거나 채권단으로부터 임시 대출을 받아야만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7월31일(현지시간) 고위급 국제채권단 협상단과의 회담을 위해 아테네에 있는 한 호텔에 도착한 모습.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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