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는 2013년 42개교를 대상으로시범 운영돼 지난해부터 811개교(25%)로 확대·시행됐다. 학기과정은 기본과정과 자유학기 활동으로 나눠져 있다.
자유활동은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어떤 부분에 무게를 둘 것인지는 학교 재량사항이다. 지난해부터 2학년 1학기를 자유학기로 지정해 운영해 온 대구 성곡중학교는 주제선택 프로그램을 중점 운영하고 있다.
설문조사 등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론이다.물론 개중에는 바리스타 과정처럼 여건상개설 못한 프로그램도 있다. 그 외에는 요리, 체육, 과학 등 대부분 학생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21개 프로그램을운영했는데 3개 분야로 나눠 7개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5시간 씩 한 주제 갖고 8주간 운영했다. 7개 프로그램은 3시간 씩 8주, 나머지 7개 프로그램은 2시간 씩 8주간 운영했다. 그래서 어떤 학생은 5시간 수업만 일주일 동안 듣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3시간 수업과 2시간 수업을 각각 선택해서 들을 수 있었다.
24개를 운영한 올해는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5시간짜리 수업을 없앴다. 대신 3시간과 2시간짜리 수업을 12개씩 24개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학생들은 최대 4개 프로그램까지 경험했다. 선호도에 따라 학생들이 몰리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 교육을받을 수 있도록 1지망에서 4지망까지 희망 지원을 받았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일반 교과와는 다르고 수업시간에 접하지 못한 내용을 실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곡중 2학년 A학생은 “강의실 수업이 아니라 토론을 하고 모임별로 친구들과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학교에서 선생들과 함께 배워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업무부담이 많이 늘어났다. 기존 교육과정대로 운영하고는 있지만 수업방법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연구가 필요했기 때문에 수업 준비 시간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 교사들의 설명이다.
성곡중 자유학기제 업무담당 교사인 신미선 과학 교사는 “선택수업은 기존 교육과정과 내용상 차이가 있고처음 운영하면서 준비할 것이 많아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며 “수업 준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수업평균시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구교육청과 교육부에 건의를 해놓은 상태다. 체험처 확보를 위해 교사들이 개별적으로전화해서 알아보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고 신교사는 토로했다. 그는 교육부가 공공부문과민간부문 체험 프로그램 참여를 확대하고 있고 현재까지 체험처 5만8882곳과 프로그램 10만2507개를 마련했지만 사실상 부족하다며 추가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학기제 시행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낮지는 않았으나 학력저하를 우려하는목소리가 높았다. 전문가들도 학부모들 우려에 대해서는 의견이 같았지만 사교육 양산 문제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렸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시험을 안 봐도 고입, 대입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사교육이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사교육은 시험이 많아져야 심해진다”며 “학부모들에게 와 닿는 체감 불안감보다는 덜할 것”이라고말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자유학기와 사교육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면서도 “자유학기 동안 줄어든 학습부담이 다음 학기로 연장되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지난 5월1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열린 대구시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선포식에서 중학생들이 도자기 핸드페인팅으로 자신의 진로를 그려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