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알뜰폰 허브사이트, 인공호흡기 달까?

라디오광고·광고대행사 등 홍보전략 고심···실효성 의문도

입력 : 2015-08-10 오후 3:27:53
알뜰폰 허브사이트가 출범한 지 3개월이 돼가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심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허브사이트의 홍보를 강화해 올 연말 쯤부터 변화가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이트 자체가 사업논리에 맞지 않아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알뜰폰 허브사이트(www.알뜰폰.kr)는 사업자들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정부 주도로 추진됐으며, 지난 5월22일 문을 열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운영을 맡았고 16개 알뜰폰 사업자가 다양한 단말기와 유심, 요금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처음부터 관건은 ‘홍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출범 직후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협력 차원에서 온라인 홍보를 지원했지만, 현재는 두 포털에 ‘알뜰폰’을 검색하면 어디에도 사이트 주소가 뜨지 않는다. 허브사이트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들을 유인할 방도가 없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과거 우체국알뜰폰 출범 초창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문자수나 가입률이 저조하다”며 “운영 TF를 중심으로 홍보전략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브사이트 소속 업체 중 8개 사업자와 KAIT, 전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협회)는 전담 TF를 구성해 사이트 활성화를 위한 회의를 매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판매량보다는 유입 방문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이달 말부터 라디오 광고를 계획 중이며, 광고대행사를 선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다수의 사업자가 모여있다보니 오히려 공동의 이익을 위해 적극 나서는 주도자가 부재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수천만원씩 들여 홍보를 하면 자신만 효과를 보는 게 아니고 입점된 사업자들이 다 같이 이익을 보게 되는데, 사업논리로는 맞지 않아 동상이몽이 된다”며 “기업이기주의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참여자가 많으면 적당히 편승하려는 쪽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영주체부터 다시 생각해볼 문제”라며 “협회가 주체가 된다면 회원사끼리 독려하며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겠지만 현 시스템으로는 효율성과 응집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러다보니 당초엔 LTE·청년층을 타깃으로 이용자층을 넓히고자 했던 허브사이트가 결국 저렴한 상품 구성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관계자는 “처음엔 5개 중 3개는 최신폰, LTE 요금제 등으로 상품을 구성했는데 판매되는 건 나머지 저렴한 상품들뿐이었다”며 “결국 다 저렴한 상품들로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TF 회의 결과에 따라 점차 허브사이트가 활성화될 것이란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9월부터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가면 올 4분기 쯤엔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TF는 매주 1회 가량 회의를 진행하고 전체 사업자와 회의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중 정부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협회가 미래창조과학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야심차게 출범한 알뜰폰 허브사이트가 답보 상태를 극복하고 우체국알뜰폰에 이은 제2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왼쪽에서 4번째)이 지난 3월23일 '제2차 ICT정책 해우소' 정책간담회를 열고, 알뜰폰 사업자 및 전문가들과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미래창조과학부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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