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합상품 제도개선안에 사업자 간 동일한 묶음상품 구성을 가능케 하는 ‘동등결합’ 활성화 방안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017670)의 모바일과 SO의 유선상품을 묶어서 쓸 수 있는 결합상품 출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공동 마련한 ‘방송통신 결합상품 제도개선(안)’을 확정·발표했다.
‘동등결합’은 현재도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사업자간 세부 협상안을 마련하기가 복잡해 지금껏 한번도 진전되지 못했다. 미래부·방통위는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을 동등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금지행위 유형을 ▲제공 거절 ▲차별적 대가와 조건으로 제공 ▲제공중단 및 제한 등으로 세분화해 동등결합 판매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그간 케이블 업계가 도입을 주장했던 ‘동등할인(결합상품 항목별 동등한 할인율 적용)’은 개선안에 담기지 못했다. 이기주 방통위 상임위원은 “현행 고시로도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구성상품 간 부당한 할인율이 적용됐다면 회계분리, 서비스 간 내부공조, 시장지배력 부당 활용 등의 시장조사를 통해 제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는 “불공정경쟁을 줄이기 위해 일부 진전했지만 결합판매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며 동등할인 도입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미래부·방통위는 또 공짜 마케팅을 막기 위해 특정상품을 무료로 표시하거나 총 할인액을 일괄 할인·청구하지 못하도록 이용약관을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전체 요금할인 혜택을 줄이지 않으면서 특정상품을 과도하게 할인하는 것은 금지행위로서 엄정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방송사업자들이 매년 비용자료를 제출하고 반기별로 가입자수, 매출액 및 할인액 등을 제출하는 식으로 회계제도를 개선하고, 방송법에 유료방송사업자에 대한 회계분리 및 검증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이용자 후생 증대를 위해 양 부처는 결합상품 전용 이용약관을 신설하고 계약서·청구서 등에 명시하도록 했다. 위약금 산정방식도 개편해 가입기간이 길수록 증가하던 약정·결합 할인 반환금을 이용기간에 따라 감소하도록 부담을 낮췄다.
또 단품과 결합상품의 약정기간을 통일하는 ‘표준약정기간’을 도입하고, 결합상품의 전체·부분 해지 방식을 이용약관에 명시하는 등 해지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이달부터 결합판매 금지행위에 대한 사실조사에 착수하며, 연말까지 주요 과제에 대한 후속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특정 구성상품에 할인율이 몰리는 관행이 빨리 사라져야 소비자가 오해하지 않고 산업별 균형발전이 가능하다”며 “동등결합 활성화 역시 사업자들에게 알려 빨리 반영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