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인하 압력 커질 것"…위안화 평가절하 영향 주시

입력 : 2015-08-12 오후 2:39:19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기습적으로 대폭 절하하면서 이에 따른 국내 채권시장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로 국내 채권 금리가 그간의 방향성 상실 구간에서 벗어나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채권 금리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인민은행은 달러·위안화 환율을 전일(6.2298위안)보다 1.6% 오른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고시환율을 사상 최대폭인 1.86% 올린데 이어 이틀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낮은 금리로 인한 자금 이탈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 위안화의 추가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만큼 달러 강세가 심화되고 원자재 약세 압력이 가중되면서 인플레 기대심리와 장기 채권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개선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은 위안화 약세, 달러 강세로 인해 원자재 약세 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라며 "최근 몇 주를 보면 미국 금리에서도 가장 중요한 동인은 인플레 기대심리, 더 압축하면 유가였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달러 강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로 유가 등 상품 가격이 하락해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며 "연준이 9월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증폭된 점도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내 채권시장은 낮은 금리 레벨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며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 움직임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위안화 절하에 따른 외국인의 원화채 매도 가능성은 존재한다. 우선 중국의 경우, 그간 월평균 5000억~7000억원 가량의 원화 장기채를 순매수해왔지만, 향후 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홍철 연구원은 "자금 이탈로 중국 외환보유고 감소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에는 중국이 매수한 5년 부근 채권들의 상대적 약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원화채권 매도도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하지만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통화가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 중 원화채권을 의미있는 수량으로 보유한 나라는 없어 외국인의 장기채 매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태국은 6조4000억원의 원화채권을 보유 중이지만 통화가치가 안정돼 있어 매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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