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예탁결제업의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탁결제업을 '특허제' 방식에서 '허가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자증권제도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예탁결제업에 경쟁 도입 토대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권재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예탁결제업의 환경 변화와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최근 국제 예탁결제산업은 전자증권화와 무권화라는 기술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증권 등록 정보의 전자화로 타 예탁기관 사이의 증권인수도 비용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며 운을 뗐다.
기술진보로 경쟁업 전환 토대가 만들어지면서 증권을 반드시 한 기관에서만 관리할 필요가 없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각국의 중앙예탁결제기관(CSD)이 예탁결제사와 금융사 간의 통합과 업무 제휴 등 이합집산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를 증빙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 예탁결제업의 이 같은 모습을 거울 삼아 한국예탁결제원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게 권 연구위원 주장의 골자다.
그는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에 발맞춰 거래소 지주회사화를 포함한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면 예탁결제원 지분의 70.4%를 보유한 거래소 상장시 예탁결제원도 간접 상장하게 된다"며 "거래소의 지주사화와 예탁결제원의 소유지배구조 설정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탁결제업의 허가제 전환은 이와 맞물려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정부는 예탁결제원을 증권시장의 하부구조로서 공공성을 강조하기 위해 특허제로 규정했지만 올해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해제와 더불어 예탁결제원도 기타 공공기관으로 재분류 됐기 때문이다.
권 연구위원은 "예탁결제원을 거래소 지주사 산하 자회사로 두는 수직계열화가 바람직한지, 예탁결제원의 독립이 필요한지, 청산기관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좋은지, 금융산업 전체 입장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예탁결제라는 본래 업무의 안정성을 지키면서도 사업 확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혁신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