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그룹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을 승인하면서 독일 의회 통과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두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86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을 승인했다. 이제 일부 유로존 회원국 의회의 승인만 받으면 자금 집행이 바로 실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합의안에 태클을 걸고 있는 강경파 독일이 제동을 걸고 있는 만큼 막판까지 그리스 사태를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보의 뜻을 밝히는 등 IMF가 그리스 구제금융에 참여할지가 불확실한 만큼 구제금융 합의안이 독일 의회의 승인을 얻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그동안 IMF는 그리스의 개혁 조치는 물론 채권단의 채무 경감이 선행돼야 구제금융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독일은 그리스에 브릿지론(긴급 자금대출)을 융통해 급한 불은 끄되 협상안에 대해 시간을 두고 논의를 벌이자는 입장이다. 여전히 그리스와 채권단 간 합의안 내용이 충분치 않다며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독일 내 강경파의 대표적 인물로 알려진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이번 구제금융 합의 결정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독일 의회 승인이 무난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안이 독일 의회 표결 과정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가 보수적인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며 "최근 독일 내에서 그리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펴는 세력들이 많아지면서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독일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그리스 리스크는 또 다시 수면 위로 부각되면서 잡음을 일으킬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로존 내 여론을 고려해 의회 승인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구제금융 제공에 반대 입장이었던 핀란드 등도 모두 찬성으로 돌아선 만큼 막판에 찬물을 끼얹을 경우,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오는 20일 이전에 각국 의회의 승인까지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막판에 새로운 장애물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 14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그리스 3차 구제금융합의안을 승인했다.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