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위기, 주변국 전염 '경고등'

불똥 튄 터키 등 통화가치 추락
금융위기 악몽 재연될까 우려

입력 : 2015-08-19 오후 1:47:03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 경제위기가 주변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의 향후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경고할 정도로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러시아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대비 2.2% 감소에 이어 2분기에도 4.6% 위축되며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서방 제재, 유가 하락, 루블화 가치 폭락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경기 급하강의 주원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는 상품시장을 위축시키고 이에 경제 의존도가 큰 러시아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올해 하반기 수출입 증가율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 주변 동유럽 국가들의 교역도 위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 경제 침체의 부정적 여파가 주변국으로 빠르게 전염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러시아와 경제적 연관성이 큰 국가들 중 일부는 재정적자가 심화되는가 하면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터키가 대표적인 예다. 터키 리라화는 최근 사상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초보다 약 25% 가량 급락하면서 브라질 헤알화 다음으로 올 들어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다.
 
러시아에 바로 인접해 있는 동유럽지역 국가인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그루지아 등 역시 전면적인 디레버리지(부채축소)에 따른 경제위축으로 금융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나 서유럽화되고 있는 현상을 반복할 국가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 포함 사회주의 경제권의 수출 대비 외채비율은 120%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그리스 역시 구제금융 합의에 성공했지만 실물경제가 3차 충격을 받을 경우, 부채상환 능력에 대해 재차 의심받게 될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은행권의 경우,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익스포저가 비교적 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의 경제위기는 주변국에도 치명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내년까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상태로 진입하면서 터키 등 주변국으로 위험을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이 크렘린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의 엘비라 나비울리나 총재와 통화가치 급락에 대한 대응반안 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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