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에 순위 내 마감해도 미계약 속출

김포 등 수도권 택지지구 중심으로 미분양 다시 적체

입력 : 2015-08-19 오후 5:30:17
쏟아지는 물량을 감당하지 못한 분양시장 곳곳이 미분양에 곪아가고 있다.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쳤지만 미계약 가구가 속출하면서 신도시 여기저기에 선착순 분양 현수막도 늘고 있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 87개 가운데 1순위 마감 단지는 33곳에 불과했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2순위 마감단지는 26곳, 순위 내 마감을 하지 못한 단지는 28곳에 이르렀다.
 
이달 들어서도 수도권에서 공급된 한 단지가 48가구 모집에 단 9가구만 순위 내 청약을 접수하는 등 미분양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순위 내 마감한 단지들 역시 미계약 가구가 넘치면서 시름하는 모습이다.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 지난 달 분양에 나섰던 같은 브랜드의 두 개 단지는 2순위 청약에서 평균 1.41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달 중순 계약을 진행했지만 미계약 가구가 대거 쏟아지면서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인근에서 분양에 나섰던 B건설사의 아파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 단지는 지난 4월 진행한 청약에서 930명 모집에 1824명이 몰려 평균 1.96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됐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잔여가구에 대해 선착순 모집을 진행 중이다.
 
민락2지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차피 2순위는 청약통장 안쓰니까 의미없는 경쟁률이라고 봐도 된다"며 "민락2지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미분양도 해소되고 분위기가 좋았는데 공급이 계속되다보니 미분양이 일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천천히 미분양이 해소는 되겠지만 지역 내 수요자들로 채우기는 한계가 있지 않겠냐"며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 노원이나 도봉, 강북 등 젊은층이 유입 돼야만 미분양이 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 뿐 아니라 수도권 신도시 곳곳에서 미분양 물량 털기가 한창이다. 올해 초 완판행진을 보이며 미분양 오명을 벗어나나 싶었던 김포에서는 최근 분양단지 대부분이 완판에 실패하며 또 다시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지난달 김포에서 분양에 나섰던 한 단지는 2순위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한 타입이 나오는 등 분양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경기 의정부 민락지구에 들어서는 단지들이 청약이 끝났지만 여전히 선착순 모집을 진행중이다. 사진/김용현 기자
 
한강신도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하루에 수십건씩 미분양이 팔리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며 "하지만 한강신도시 내 공급은 계속되고, 주변 지역에서도 분양이 이어지면서 최근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밖에 경기 북부 양주나 남부 광주 등 물량이 쏟아졌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소화되지 않은 미분양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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