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예상치 못한 중국발 불안과 북한 포격까지 한국 경제에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는 와중에 최근 한국은행이 전망한 2.8%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예상치 못한 중국발 불안과 북한 포격까지 한국 경제에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평양시내 모습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메르스 충격으로 2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치는 등 재정위기를 겪은 남유럽 국가보다 성장동력이 줄어들 정도로 내수와 수출이 떨어져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현저히 악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의 갑작스런 위안화 절하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북한포격에 따른 금융불안, 미국 금리인상까지 이어지면 한국 경제가 휘청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연구기관은 중국발 불안 여파를 반영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까지 낮췄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4%로 내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가 급락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10개 국가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의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거시경제지표 분석 기관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도 올 한국의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을 0.96%와 0.49%로 예상하며 올해 성장률이 2.5%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9월'이 한국경제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북한리스크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융시장에 불안요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의 경우 시나리오별 대응이나 대책 등을 오래 준비해왔지만 북한과 중국발 이슈는 너무 급작스럽다"며 "만약 9월 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과 미달러 강세 부담으로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 절하는 중국의 수요 감소 등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신흥국의 펀더멘털을 저하시킬 공산이 크다"며 "급격한 위안화 약세와 동반한 원화가치 저하가 국내금융시장의 변동성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요인으로 작용해 국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대북리스크는 저점매수의 호기로 활용됐지만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 원자재 시장 부진 장기화가 결집된 상황에서 대북 리스크가 가세한 환경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