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에도 생필품 사재기 없어

"누가 전쟁 걱정하나?"…대형마트 판매 오히려 감소

입력 : 2015-08-23 오후 2:02:12
북한의 포격 도발에 주가는 폭락했지만 국민들은 차분했고 이로 인한 생필품 사재기도 없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주말 동안 찾은 서울시내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의 주요 생필품 코너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북한의 도발로 공포감을 느끼는 시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거 북한발 안보위협이 벌어질 때마다 수만명의 주부들이 슈머파켓 등 생필품 매장에 몰렸던 1990년대와는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최근 오픈한 현대백화점(069960) 판교점과 리뉴얼을 단행한 AK플라자 분당점에도 오픈 후 첫 주말인 지난 22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상당한 인파가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이들의 손에 쥐어진 쇼핑백에는 생수나 라면 같은 생필품이 아닌 의류나 잡화가 대부분이었다.
 
백화점에서 만난 김상현(61)씨는 "요즘 누가 전쟁 걱정을 하느냐"며 "전쟁의 공포를 느끼거나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대형 슈퍼마켓의 계산원 역시 "북한이 도발해 전쟁 위험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라면이나 생수를 사재기하는 손님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벌일 때마다 전쟁 등의 우려감이 퍼지면서 국민들이 라면과 부탄가스, 생수 등의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지만 최근들어 이 같은 모습은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국민들은 북한발 안보위협을 '정치적 공세' 수준으로 여기고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관련 상품의 매출은 휴가철 직후라는 시기적 영향으로 오히려 감소세를 띄어 사재기 현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북한이 사격도발을 감행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라면, 생수 등 주요 생필품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라면의 경우 전주 대비 8.4%, 즉석밥은 14.2%, 생수는 9.7%, 통조림은 4.6% 줄었다. 부탄가스와 가스렌지 등 휴대용 가스 품목은 무려 28.2%나 감소했다.
 
광복절 임시공휴일 연휴로 인한 휴가철 수요와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대대적인 프로모션의 영향을 감안해 2주 전 매출과 비교해도 이 품목들의 감소폭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지난 20일 북한의 포격 도발 직후인 21일 생필품 판매 동향을 확인했지만 특별한 증감세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북간의 긴장감이 고조될 때마다 생필품 '사재기'를 하려는 주부들이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에 몰리던 풍경이 연출되던 과거와 달리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었던 지난 주말 수도권의 대형 슈퍼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수도권 지역의 한 대형 슈퍼 라면 진열대 앞이 한산하다.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었지만 시민들의 생필품 '사재기'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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