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던 중국 경제가 휘청이자 미국과 일본, 유럽 그리고 신흥시장 모두 공포에 떨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글로벌 상황이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지난 1998년과 2008년 상황과도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더욱 우려되는 점은 앞으로도 성장을 이끌 요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 빨간불에 공포지수 급등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감에 글로벌 금융 시장이 그야말로 요동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일명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는 118% 치솟아 201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주요 국가들의 증시는 추락했고 원자재 가격 역시 고공낙하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글로벌 증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83억달러에 달했다.
원자재 시장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국제유가는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유 뿐 아니라 구리 가격 역시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지난 5월 이후 18%나 하락했다.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도 커지고 있다. 국가가 부도가 나면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가 브라질은 323.11로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 러시아는 405.85로 올해 3월3일 이후 최고치까지 급등했다.
이 뿐 아니라 지난 한 주간 신흥시장 채권 펀드에서 25억달러가 빠져나갔는데 이탈 규모는 지난해 1월 이후 최대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에 불을 지핀 것은 전 세계 경제 성장의 동력이라 불리는 중국 경제의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다. 지난 21일 중국 경제전문지 차이신과 민간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가 공동 집계해 발표한 8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7.1을 기록하면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국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둔화는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불안감은 경제 지표 뿐 아니라 증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당국의 여러가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상해종합지수가 지난 한주간만 11.54% 급락했고 이번주 역시 급락으로 출발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현재 상황이 전 세계를 강타했던 두 번의 금융위기 때와도 비슷하다며 중국발 신 금융위기가 초래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금 상황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던 1990년대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 역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도 비슷하다며 우려감을 키우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제, 성장 동력 없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위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가 언제 회복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경제 상황이 얼만큼 안 좋은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첫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점 역시 달러 강세와 신흥국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어 향후 전망을 암울하게 한다.
아울러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 역시 바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국제유가같은 경우에는 배럴당 1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데이비드 코토크 미국 컴벌랜드 자문사 설립자는 "현재 국제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증거가 없다"며 "배럴당 15~2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 하락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켓워치는 칼럼을 통해 현재 1만6000선에서 움직이는 다우지수가 5000선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해 충격을 줬다.
칼럼에서 마켓워치는 "지금껏 증시 낙관론자들은 증시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의견을 제시해왔다"며 "그동안 그들이 극단적인 낙관론을 제시한 것처럼 극단적인 비관론을 제시하자면 다우지수 5000선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위기론이 지나치게 부각됐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두 번의 금융위기때와는 달리 미국의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하고, 신흥국 역시 한번의 위기를 겪고 대처 능력이 더욱 강하다는 것이다.
영국 이노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 비관론이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지적했고 파이낸셜타임즈(FT)도 “현재 신흥국 상황과 지난 1990년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앨런 게일 리지워스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악재들로 미국과 유럽 경제가 견고하다는 사실이 묻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