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척추관협착증 치료’하면 떠오르는 것, '수술'?

(의학전문기자단)박영목 연세바른병원 신경외과 원장

입력 : 2015-08-25 오후 12:18:34
◇ 박영목 연세바른병원 신경외과 원장
누구나 한번쯤은 길에서 허리를 굽힌 채 유모차를 밀며 불편한 모습으로 걸어 다니시는 어른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노년층에 흔히 나타나는 허리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 원인으로, 허리와 다리 통증 때문에 유모차에 의지해 보행을 하는 것이다.
 
뇌에서 시작해 목과 등을 지나 허리, 다리로 내려가는 척추 내 신경통로를 ‘척추관’이라고 한다. 나이가 많아져 척추에 노화가 진행되면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이 눌리게 되는데,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허리가 아프고 엉덩이부터 종아리, 발목, 발바닥까지 터질 듯한 통증이 오는 것이 특징이다. 오래 서 있기 어렵고 걸을 때 아파 자주 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허리를 굽히면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며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등이 점점 앞으로 굽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나이가 많은’, ‘여성’에게 나타난다. 건강보험공단 진료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08년 64만명에서 2012년 114만명으로 연평균 15.6%씩 증가했다. 70대가 32.7%, 60대 29.2%, 50대 19.8%로 주로 50대 이상에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환자가 많아졌고 50대 이상 여성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났다.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며 뼈와 인대가 두꺼워지는 등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며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이 눌리게 되는 것. 주로 움직임이 많은 목이나 허리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혔다 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등 척추에 부담이 가는 행동이 잦을 경우 퇴행성 변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
 
흔히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으면 수술 치료를 떠올린다. 하지만 협착증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계별 치료가 우선이다. 초기 증상인 경우 대부분 운동치료나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로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척추관협착증에 좋은 운동은 평지 걷기다. 아프지 않을 때까지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며 걷는 시간을 점차 늘려나가면 신경이 자연스럽게 오래 걷기에 적응한다.
 
12주 정도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는데도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진다면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경막외 내시경 신경근성형술과 풍선확장술이 대표적이다. 레이저나 풍선이 달린 카테터를 이용,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신경 압박을 해결해주는 방법이다. 시술시간이 짧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의 치료에도 부담이 적다.
 
앞선 치료에도 호전이 되지 않거나 감각이상, 발바닥 시림, 대소변 장애 등 신경증상이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좁아진 척추관 주변의 조직을 제거해 넓혀주는 일측성미세현미경수술(UBF), 척추의 변형을 교정하고 안정도를 높여주는 척추유합술 등이 있다.
 
‘척추 치료의 끝은 수술을 끝내고 퇴원하는 순간이 아니라 별 탈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순간이다’라는 말이 있듯,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났어도 사후 관리를 소홀이 한다면 치료부위가 재발하는 등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시술 후에는 바른 자세가 필수이며, 체중을 관리해 척추에 주는 부담감을 덜어야 한다. 또한 건강 등산,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고 허리주변근력을 약화시키는 담배는 꼭 끊는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 박영목 연세바른병원 신경외과 원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석사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전임의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임상교수
- 활기찬병원 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역임
- 근로복지공단 산재자문위원
- 척추학 교과서 편찬위원
-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최소침습척추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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