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정종섭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 만찬자리에서 건배사로 ‘총선 필승’을 외쳐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위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야당은 26일 정 장관의 경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25일 저녁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연찬회 만찬에서 “제가 ‘총선’이라고 외치면 의원님들은 ‘필승’을 외쳐달라”고 건배사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행자부 장관이 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승리’를 외친 것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망발이며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정 장관을 선관위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유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정부의 공정선거 의지를 심대하게 훼손한 정 장관을 즉각 해임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대통령이 정 장관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이는 박근혜 정부가 내년 총선을 관권선거로 치르려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누구보다 엄정한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하는 행자부 장관이 이처럼 드러내놓고 특정정당의 총선 승리를 외쳤다는 것은 매우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새누리당의 총선 필승을 그리 바란다면, 즉시 장관직을 내려놓고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 받아 내년 선거에 출마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정 장관은 일반유권자에게 특정정당을 지지한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덕담수준의 건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더구나 엄밀하게는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도 하지 않았다”면서 “건배구호까지 당리당략과 정치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부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부전선 북한포격 관련 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 영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