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뉴스테이에 미온적인 이유

"기대수익 낼 수 있을지 의문"…부동산신탁사는 참여 적극적

입력 : 2015-08-26 오후 4:16:37
정부가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활성화를 위해 금융업계에 각종 유인책을 제시하며 참여를 주문하고 나선 가운데 증권사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전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를 마련해 뉴스테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독려했다. 뉴스테이 활성화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들의 역할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반신반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가 인위적인 마중물 역할을 주문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가진만큼 대대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기대수익률을 낼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어서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뉴스테이가 장기적으로 임대사업자로 하여금 안정적 수익 기반으로 사업영위가 가능한 부문임은 틀림 없지만 사업초기 수익을 낼 수 없는데다 청산 시 본질적인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의무임대기간(8년) 뒤 분양전환을 통한 양도차익을 고려해 베팅하기에는 장기적인 불안요인이 더 크다는 것이다. 사업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가 요구하는 5~6% 정도의 시장수익률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평가다.
 
올초 전담팀을 꾸리는 등 뉴스테이 참여에 발 빠르게 나섰던 한국투자증권은 '먹을 게 없다'는 판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은 "초기 관심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진행을 멈췄다"고 밝혔다.
 
부동산금융에 적극적인 메리츠종금증권도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형 메리츠종금증권 프로젝트금융사업본부장은 "다른 곳에 기회가 더 많다. 증권사에는 굳이 뉴스테이 참여를 유도하는 요인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신탁사들은 뉴스테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며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 리츠 설립요건을 완화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점도 한몫 더했다. 김주연 한국토지신탁 리츠사업팀장은 "2차 공모 참여를 준비 중에 있다"며 "당장 큰 수익이 나진 않겠지만 해외사례에 견줬을 때 임대주택리츠 투자는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운용관리 노하우는 쌓이고, 비용은 줄고, 수익률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운용사들도 정부에 뉴스테이 참여 의지를 드러내며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자산운용업계의 부동산펀드 규제완화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워낙 해묵은 과제가 많은 터라 쉽지는 않겠으나 장기적으로는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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